ICT·바이오 첫발 뗀 토종 비만약 '에페', 초기 수요 잡고 시장 안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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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발 뗀 토종 비만약 '에페', 초기 수요 잡고 시장 안착할까

등록 2026.11.02 17:02

안다하

  기자

출시 초기 일부 의원서 마운자로와 비슷한 처방 반응첫 4주 공급가 12만9800원···증량 따라 가격 상승전문가 "치료 선택지 확대"···공급 제한에 추이 관찰 필요

한미약품이 개발한 국산 첫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처방이 시작된 2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사가 '에페'를 들어 보이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한미약품이 개발한 국산 첫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처방이 시작된 2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사가 '에페'를 들어 보이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가 출시 직후 일부 의료기관에서 기존 비만치료제와 비슷한 처방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낮은 초기 가격이 환자들의 관심을 끄는 가운데 공급 물량과 처방 가능한 의료기관이 제한적인 만큼 초기 수요가 지속적인 처방으로 이어질지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달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뒤 29일부터 일부 병·의원에서 처방되기 시작했다.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주도해 온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새롭게 진입했다.

에페의 첫 4주 투약분 공급가는 12만9800원으로 마운자로 시작 용량의 약 절반 수준이다. 다만 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식이어서 5~8주 공급가는 22만8800원, 9~12주는 27만7200원, 13주 이후에는 4주당 29만9200원으로 오른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인 만큼 실제 환자 부담액은 의료기관마다 다르다.

에페는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40주간 평균 9.75%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특히 국내 기업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상용화까지 진행한 비만치료제로, 한국인 대상 임상 결과를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위고비·마운자로와 직접 비교한 임상은 아니어서 체중 감소율만으로 치료 효과의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가격과 신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초기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출시 초기 일부 의원에서는 마운자로 출시 당시와 비슷한 처방 흐름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A의원 관계자는 "마운자로 처음 나갈 때만큼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로 찾는 연령대는 기존 위고비·마운자로 이용층과 비슷한 20~50대라는 설명이다.

비만치료제의 경우 환자마다 치료 효과에 차이가 있어 새로운 약물의 등장은 환자의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러 가지 약의 옵션이 있으면 좀 더 치료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치료제의 높은 가격이 환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만큼 후발 치료제의 등장으로 가격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에페의 실제 처방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출시 초기인 데다 공급 물량과 처방 가능한 의료기관이 제한적이어서 일부 의원의 반응을 전체 시장으로 확대해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정 환자군에 적합한 치료제인지 역시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초기 가격 경쟁력이 장기 투약 과정에서도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에페는 첫 4주 투약분의 공급가가 마운자로 시작 용량보다 낮지만 증량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만큼 실제 환자 부담액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공급 물량과 처방 가능한 의료기관이 확대되는지도 향후 처방 증가를 가늠할 변수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지침을 개정해 이달 1일부터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대면 처방금지 성분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에페 역시 위고비·마운자로와 마찬가지로 비대면진료를 통한 처방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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