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환율 수준 제시 유보···교역 상대국 통화와 비교 설명일시 재원으로 장기 지출 땐 경직성···재정·통화 조화 주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원화가 추가로 강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양극화가 심한 상황에서 취약차주 지원이 필요하다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화도 강조했다.
신 총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실효환율을 근거로 원화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을 묻자 "원화가 추가로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오 의원이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 묻자 신 총재는 구체적인 수준을 제시하는 대신 비교 기준을 설명했다. 달러와의 환율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교역 상대국들과의 환율을 가중평균해 살펴본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초에는 원화가 예외적으로 저평가됐던 측면이 있고 최근에는 이를 되돌리는 흐름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성장률은 기존 전망을 웃돌 것이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신 총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3.7%로 상향한 점을 거론하고 한은의 내년 기존 전망치인 2.9%에 대해서는 "조금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의 역할을 놓고는 반도체 호황의 성과가 중산층과 취약계층에 고르게 전달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오 의원은 성과급과 배당 등의 소비 효과를 거론하며 성장의 혜택을 확산하기 위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보는지 물었다.
신 총재는 일정한 수치를 제시하기보다 경제 상황에 맞는 보완 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봐서 경제 성장을 통해 임금이 올라가는 것을 보충하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선 재정 지출 관련 발언의 취지도 설명했다. 오 의원이 소비성 지출에 대한 경계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부정하는 의미는 아니냐고 짚자 신 총재는 "일시적인 재원으로 장기적인 지출 의무가 생기는 경우를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우 경직성이 생기고 되돌리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한 취약차주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신 총재는 "한국은 특히 양극화가 상당히 심한 상황"이라며 "취약차주에 대한 조치가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 조치도 재정 성격이 많이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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