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SC제일, 공급망·대출 등 거래 실적에 금리우대제주은행, ERP 연계로 계좌 개설·자금관리 접점 확대
은행권이 기업 파킹통장을 앞세워 단기 운영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급여이체와 카드 결제 등에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기업이 쓰는 업무 플랫폼에 금융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여윳돈을 예금으로 끌어오면서 일상적인 금융거래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B2B공급망금융 상품을 약정한 개인사업자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KB B2B우대통장'을 출시했다.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가 발생하며 기본금리는 연 0.1%, 일반 우대조건을 모두 충족한 최고금리는 연 2.2%다. 우대금리는 결산기 평균잔액 중 15억원 이하 금액에 적용된다.
우대금리는 기업의 거래 실적과 연계했다. 가입일 전후 1개월 이내 B2B·공급망상품 약정을 실행하는 공통조건 아래 급여이체와 국민카드 결제 실적에 각각 0.2%포인트(p)를 더한다. 최고금리를 받으려면 이들 조건과 함께 첫 거래 우대 요건을 충족하고 평균잔액도 10억원 이상 유지해야 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상품은 B2B거래를 영위하는 기업고객의 자금 운용 특성에 맞춰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고 기업간 자금 순환을 원활하게 지원하고자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단기자금을 유치하는 수단으로는 기존에도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 활용돼 왔다. 우리은행의 '기업MMDA'는 법인과 개인사업자 등이 가입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 상품으로, 가입금액·기간 제한 없이 예치금액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한다. 여기에 거래 실적 우대나 업무 플랫폼 연계를 더한 상품들이 기업수신 영업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예금과 대출·외환 거래를 연결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24년 2월 출시한 법인 전용 'SC제일 기업플러스통장'은 출시 당시 법인대출 보유 여부와 입출금 거래, 기업뱅킹 로그인, 환전 실적 등을 우대금리 조건으로 내걸었다. 기업이 여러 금융거래를 한 은행에서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제주은행은 기업의 업무 시스템과 금융을 결합했다. 더존비즈온이 지난 4월 2일 공개한 디지털 기업금융 브랜드 'DJ Bank'의 첫 솔루션에는 'DJ 더주는 법인 파킹통장'이 포함됐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업무 과정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은행별 방식은 다르지만 기업의 자금 운용과 실제 거래를 함께 묶는다는 점은 같다. 기업은 결제나 급여 지급에 쓸 자금을 잠시 맡겨 이자를 받고 거래 조건에 따라 수수료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은행은 이 자금을 수신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급여·카드·외환·대출 등으로 거래 관계를 넓힐 수 있다.
다만 기업예금을 더 받는다고 곧바로 은행의 조달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외부 신규자금을 유치하는 경우와 기존 자행 계좌의 자금이 더 높은 금리 상품으로 옮겨오는 경우는 효과가 다르다. 우대금리와 수수료 면제에 드는 비용도 있어 예금 증가만으로 수익성 개선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파킹통장을 통한 기업금융 확대의 관건은 유치한 자금이 급여·결제 등 지속적인 거래로 이어지는지다. 금리 혜택을 보고 들어온 자금이 계좌에 머물고 기업의 일상적인 자금 집행에 쓰여야 수신 유치가 주거래 고객 확보로 연결될 수 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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