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0점 넘기면 심사대로···불성실공시 벌점에 떠는 코스닥

증권 투자전략

10점 넘기면 심사대로···불성실공시 벌점에 떠는 코스닥

등록 2026.10.12 16:03

김호겸

  기자

7월부터 누계벌점 기준 15점→10점으로 강화한 차례 5~7점 받은 기업, 추가 위반 부담 확대공시 번복 반복 시 상장유지 리스크도 커져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코스닥 상장사들이 공시 번복으로 잇따라 불성실공시 벌점을 받으며 상장유지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기준이 강화되며 최근 1년간 누계벌점이 10점일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한 차례 5~7점의 벌점을 받은 기업은 추가 위반으로 벌점을 받을 경우 심사대에 오르게 된다.

유증 철회 잇따라···아미코젠 7점·썸에이지 5점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미코젠은 지난달 29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경영권 변경 계약을 철회한 데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 7점을 받았다. 썸에이지와 에이전트AI도 이달 1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철회한 사유로 각각 벌점 5점을 부과받았다.

현행 코스닥 상장규정에서는 최근 1년간 불성실공시 누계벌점이 10점 이상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다. 개별 공시 위반으로 벌점이 8점 이상 부과될 경우에는 하루 동안 주식 매매거래도 정지될 수 있다.

공시위반에 대한 퇴출 문턱은 지난 7월 1일부터 낮아졌다. 이전까지 최근 1년간 누계벌점이 15점 이상이어야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지만 현재는 10점 이상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앞서 한 차례 공시 위반으로 상당한 벌점을 받은 코스닥 기업들은 추가 위반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태다. 아미코젠은 이번에 벌점 7점을 받아 향후 최근 1년 내 3점 이상의 벌점이 추가되면 누계벌점이 10점에 도달해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썸에이지와 에이전트AI 역시 각각 5점을 받은 만큼 같은 기간 벌점이 추가로 쌓이는지 여부가 중요해졌다.

최근 벌점을 받은 기업들은 자금조달 계획을 번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미코젠은 지난 6월 와이케이바이오노바홀딩스를 대상으로 약 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경영권 이전을 추진했지만 납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모두 철회했다.

썸에이지는 지난 4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약 6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와 일정 지연 등을 거쳐 재무여건과 시장상황 변화, 관리종목 지정 우려 등을 이유로 지난 8월 계획을 접었다. 에이전트AI도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약 18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다 증권신고서 정정과 추가 정정 요구가 이어진 뒤 유증을 철회했다.

부실기업 걸러내 투자자 피해 최소화

거래소는 공시의무를 제때 이행하지 않은 '공시불이행'과 기존 공시 내용을 취소하는 '공시번복', 공시한 금액이나 비율 등 중요 내용을 바꾸는 '공시변경'으로 유형을 나눈다. 이후 위반의 중요성과 고의·과실 여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벌점을 결정한다.

유상증자 철회는 공시번복에 해당하지만 철회 자체에 고정된 벌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사 '캐리'는 지난 8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철회했다는 이유로 벌점 10점이 부과됐으며 최근 1년간 누계벌점이 10점 이상에 해당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반면 썸에이지와 에이전트AI는 같은 유상증자 철회로 각각 5점을 받았다. 누계벌점이 7점인 아미코젠은 공시번복이나 공시불이행 등으로 이와 비슷한 수준 이상의 벌점을 한 차례만 추가로 받아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거래소가 불성실공시 기준을 강화한 것은 코스닥시장에서 부실기업을 보다 신속하게 걸러내고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거래소는 올해 상장폐지 제도 개편 과정에서 장기간 누적된 부실기업이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고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불성실공시 벌점 기준 강화 역시 단순한 제재 수준 상향보다 상장기업의 공시 신뢰도를 높이려는 조치에 가깝다. 특히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 자금조달 공시는 기업의 재무상태와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의 투자 판단과 직결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시는 중요한 사항이 발생하면 적시에 이뤄져야 하고 투자자가 알기 쉽게 내용을 제공해야 한다"며 "유상증자나 CB 발행을 결정한 뒤 납입이 이뤄지지 않거나 납입기간을 계속 연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불성실공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