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분리 규제·보안점검 실효성 도마···"AI 해킹 대응 기본적인 부분부터 미흡"기업은행 215억·산업은행 84억 수령···'상록수' 배당·수수료 놓고 국책은행 책임론인카금융서비스 최병채 대표 국감 출석···청년 설계사 환수·내부통제 문제 질타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취임 후 두 번째 국정감사에서 최근 잇따른 금융권 AI 해킹 사태를 놓고 의원들의 거센 질의가 이어졌다. 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금융회사들의 보안 취약점 관리 실태와 AI 기반 보안 대응, 망분리 규제 개선 등을 놓고 질의가 집중됐다.
박상진 한국산업은행장과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은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설립된 배드뱅크 '상록수'와 관련해 고액의 배당금과 수수료를 수령한 사실에 대해 비판을 받았다.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대표는 정착지원금으로 청년 설계사를 모집한 뒤 불법 대출을 강요하고 지원금까지 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망분리부터 보안점검까지···금융권 AI 해킹 대응체계 '허점' 지적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안 목적의 AI 활용 과정에서 현행 망분리 규제가 갖는 제약을 지적했다. 게다가 현재 일부 금융사를 대상으로 망분리 규제 특례를 적용해 AI 활용을 실증하는 방안도 기간이 짧고 연장조항이 없다는 점에 대해 비판했다. 박 의원은 "현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안관제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현행 망 분리 규제로 인해 금융사가 보안 목적의 AI 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라며 "실증기간을 충분히 보장해 금융회사의 참여와 장기적인 보안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강조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이 지난해부터 AI 보안 위협 대응요령을 발표하고 금융회사 보안 담당자를 대상으로 관련 세미나까지 개최했음에도 해킹 사고가 잇따른 점을 지적했다. 한 의원은 "금융보안원의 각종 발표와 세미나 자료를 보면 이번 해킹 사고에서 드러난 외부 시스템과 API 취약점 역시 이미 점검·관리 필요성이 강조된 내용"이라며 "금융감독원이 권고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해당 조치가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등 사후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현대캐피탈과 신한은행 해킹 사례를 언급하며 금융회사별 침해사고 점검 기간과 방식이 제각각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어 금융회사들이 최소 1년치 접속기록을 점검하도록 하고 단순히 '이상 없음' 여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점검 기간과 발견 경로까지 보고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대캐피탈이 해킹 발생 후 닷새가 지나서야 사고를 인지했고, 신한은행 역시 보안부서가 아닌 개발부서에서 이상징후를 발견했다"라며 "금융감독원이 배포한 점검표에는 침해 시도 및 피해 여부를 점검하도록만 돼 있을 뿐 구체적인 점검 기간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AI 해킹 위협은 계속 점증하고 있는데 우리의 대응 방식은 기본적인 부분에도 굉장히 미흡했다"며 "앞으로 더욱 철저하게 점검하고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산업은행장, '상록수' 배당·수수료 논란 질타···국책은행 책임론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설립된 배드뱅크 '상록수'를 둘러싸고 장민영 IBK기업은행장과 박상진 한국산업은행장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록수에 국책은행이 참여해 배당금과 수수료를 받아온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에게 기업은행이 상록수로부터 19년간 총 215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서민·소상공인 금융을 담당하는 국책은행이 사회적 비용과 국고가 투입된 사업에서 금융이익을 얻은 것은 도덕적 해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행장은 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박상진 한국산업은행장에게 산업은행이 상록수의 운영에 관여하며 23년간 84억원의 수수료를 받은 점을 언급, 국책은행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상록수의 채권 성격을 알고 있었음에도 두 차례 만기를 연장한 점 등을 문제 삼으며 향후 대응 방안을 보고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행장은 "취임 전 사안이라는 점을 전제로 관련 내용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한 유동화회사가 연체채권을 간접 보유하는 경우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한 제도가 없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상록수와 관련한 제도적 미비점을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대표, GA 업계 수장 중 첫 국감 출석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인카금융서비스가 정착지원금으로 청년 설계사를 모집한 뒤 불법 대출 영업을 강요하고 지원금까지 환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최병채 대표의 관리 책임을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관련 보도가 나온 A씨 사례를 언급하며 해당 행위가 2023년 7월 시작됐지만 금융감독원 조사는 2025년 12월에야 시작돼 2년5개월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사의 인지 시점을 묻자 최 대표는 "해당 문제를 자체적으로 인지한 것이 아니라 기사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답했다.
설계사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퇴사나 계약 해지 과정에서 과도하게 환수하는 구조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인카금융서비스가 현재 위촉계약서에 지급수수료의 120%를 환수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며 "보험사가 계약 해지 시 수수료의 100% 또는 95%가량을 환수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 대표는 "2차월이나 3차월에 해지되는 계약은 정상적인 계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징벌적인 의미로 해당 조항을 마련한 것"이라며 "계약 후반부로 갈수록 오히려 완화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설계사에게 지급한 금액에서 데이터베이스 비용과 지정운영비 등을 공제한 뒤 계약 해지 시 추가 환수하는 방식이 청년 설계사들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환수금을 갚지 못할 경우 SGI서울보증의 설계사 지급보증보험을 통해 최대 5000만원까지 보험금이 지급되고 이후 추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련 구조를 문제 삼았다.
실제 김 의원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의 GA 설계사 지급보증 보험금은 최근 3년간 1290억원에 달했으며 건당 평균 지급액도 2024년 543만원에서 2025년 665만원, 2026년 724만원으로 증가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지급보증보험금 증가가 설계사들이 환수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융위가 지난 6월 인카금융서비스에 기관경고와 과태료 53억원을 의결한 사실을 언급하며 내부통제 문제도 제기했다. ▲기존 계약과의 비교 설명이 미흡했던 565건의 보험계약 모집, 설계사 33명이 659명의 명의를 도용해 1890건의 보험을 모집한 사실 ▲다른 설계사 명의로 274건을 모집한 사실 ▲제3자에게 1만5000건의 모집과 관련해 10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반복적인 법규 위반이 이어진 만큼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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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은서 기자
eun96@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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