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MERI, 검증센터 통해 육상시험 지원기자재 업체 성능 입증 기회 확대시장 상용화 위한 지원 체계 강화
국내 조선업계의 친환경선박 경쟁이 연료 전환을 넘어 추진·전력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메탄올 등 기존 선박 연료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엔진과 전기추진 장치를 결합해 연료 소비를 줄이는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새로 개발한 추진 시스템을 실제 선박에 탑재하기 전 육상에서 통합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기반도 국내에 마련됐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은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 가산일반산업단지에 '친환경선박 하이브리드 추진 육상실증센터'를 개소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시험·평가와 실증 지원에 들어갔다.
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중대형 선박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 육상실증 기반조성 사업'을 통해 구축됐다. 총사업비 약 311억원이 투입됐으며 부지 7377㎡, 연면적 2949㎡ 규모다. 중형 선박용 추진시스템부터 대형 선박에 적용되는 주요 기자재까지 실제 선박에 탑재하기 전 육상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관련 설비를 갖췄다.
하이브리드 추진은 내연기관과 전기추진 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엔진에 축발전전동기(SGM)와 추진모터, 전력변환장치, 배전·제어시스템 등을 연결해 운항 조건에 따라 전력을 생산하거나 모터가 추진력을 보조한다. 엔진이 상대적으로 효율이 높은 구간에서 작동하도록 해 전체 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개별 장비의 성능이 검증됐더라도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결합했을 때 안정성이 확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엔진과 모터, 전력변환장치 등이 연결되면 선박의 속도나 부하 변화에 따라 각 장비가 서로 영향을 미친다. 개별 기자재 시험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제어 오류나 전력 품질 문제가 실제 운항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KOMERI가 센터를 통해 시스템 단위의 통합 시험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연구원은 지난 7월 중형 선박용 엔진과 SGM을 연결한 육상시험설비(LBTS)의 시운전을 마쳤다. 실제 선박의 운항 조건을 모사해 엔진과 SGM, 감속기, 추진모터, 전력변환장치, 배전시스템을 함께 가동하면서 출력과 효율, 속도·토크 특성, 부하 변화에 따른 응답, 전력 품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육상 실증 기반은 새로운 추진시스템을 처음 적용하는 과정에서 조선사가 부담해야 할 위험을 낮추는 데 의미가 있다. 선박은 건조가 끝난 뒤 시스템 문제가 발견되면 수정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추진·전력계통 설계를 다시 손보거나 이미 설치한 장비를 교체할 경우 공정 차질이 선박 인도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조선해양 기자재 업체의 활용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개발한 기자재는 기존 납품 실적이 없어 조선사나 선주를 상대로 성능을 입증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육상시험이 실제 선박의 장기간 운항 실적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첫 납품에 앞서 일정한 운항 조건에서 제품 성능과 다른 장비와의 연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KOMERI는 시험·평가뿐 아니라 인증과 사업화 지원까지 연계할 계획이다. 기업이 개발한 기자재를 센터에서 시험해 성능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추가 기술개발이나 인증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개발한 기술이 실선 탑재 단계로 넘어가지 못해 사업화가 지연되는 간극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양원창 KOMERI 원장은 "이번 센터 개소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실선 적용 이전 단계에서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과 핵심 기자재를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기업의 기술개발 수요에 맞춘 시험·평가와 실증 지원을 확대해 개발 기술이 실제 선박 적용과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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