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오건영 단장 "고금리만 보고 겁낼 때 아냐···성장 함께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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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 단장 "고금리만 보고 겁낼 때 아냐···성장 함께 봐야"

등록 2026.09.30 14:18

김호겸

  기자

설비투자 확대가 자금 수요 자극···시장금리 상승 배경 진단"주가 조정, 거시위기보다 특정 섹터 기대 정상화 가능성"美 재정 부담 해법으로 생산성 개선·AI 투자 강조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사업본부 단장이 30일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전문가 세미나 '시장을 보는 거시적 시선' 세션에서 '금리·환율·정책, 내 투자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호겸 기자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사업본부 단장이 30일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전문가 세미나 '시장을 보는 거시적 시선' 세션에서 '금리·환율·정책, 내 투자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호겸 기자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인다는 과거의 투자 공식을 현재 시장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졌던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벗어나 설비투자와 성장에 따른 자금 수요가 금리를 끌어올리는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금리 수준 자체보다 경제 성장세와 고금리 지속 기간, 상승 속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다.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사업본부 단장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전문가 세미나에서 "매크로는 투자 결과의 승패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유불리를 결정한다"며 "금리가 몇 퍼센트인지보다 그 수준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고 얼마나 빠르게 올라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리 상승을 금융위기 이후의 시각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기업의 설비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중앙은행이 공급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흘러가면서 금리 하락과 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투자와 수요가 살아나면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오르는 흐름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건영 단장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는 돈을 풀면 금리가 내려가고 주식이 올랐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시장이 두려워했다"며 "다만 지금은 성장이 다시 나타나면서 과거와 다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 몇 %보다 얼마나 오래 가느냐가 중요"

최근 미국 장기금리가 크게 오른 배경도 단순한 통화긴축이 아니라 대규모 투자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단장은 "지금의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이 아니라 긴 역사에서 보면 금융위기 이후의 저금리 시기가 오히려 이례적이었다고 본다"며 "현재의 금리 상승을 투자와 성장으로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증시가 하락하느냐는 식의 접근에도 선을 그었다. 금리가 높더라도 경제주체가 충분히 적응할 시간이 있고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한다면 시장이 견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금리가 얼마 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같은 높은 금리라도 짧게 머무르는 것과 장기간 이어지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 압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만큼 당분간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 수준을 장기간 웃돌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경우 중앙은행의 대응 강도 역시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 단장은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이 되면 나중에는 더 강한 처방이 필요하다"며 "연준 입장에서는 물가가 완전히 고착되기 전에 대응하는 것이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금리가 조금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성장을 반드시 같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러 안전자산 지위 유효···증시 조정, 기대 되돌려지는 과정"

최근 국내 증시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하락한 현상에 대해서는 주가와 환율의 관계를 기계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 단장은 "위기가 와서 주가가 빠지고 같은 위기 때문에 달러가 오르는 것"이라며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달러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는 위기가 아닌 상황에서도 크게 조정받을 수 있다"며 "달러가 안전자산이라는 기존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 증시 조정 역시 거시경제 위기보다 일부 산업에 집중됐던 기대가 되돌려지는 과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수출과 성장 여건 등에 있어서 지금 우리나라가 위기라고 볼 근거는 찾기 어렵다"며 "특정 섹터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조정된 것인지 위기로 인한 하락인지를 구분해야 하고 원인이 다르면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부채 해법은 '성장'···AI 생산성 향상 정책 주목

미국의 급증한 국가부채를 바라볼 때도 절대 규모보다는 경제 성장과의 비율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채가 늘더라도 경제 규모가 더 빠르게 확대되면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오 단장은 "부채를 직접 줄이면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경기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성장을 높이는 방식이 중요한 대안이 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물가와 금리가 함께 상승할 수 있어 생산성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봤다. 특히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장기 투자에서는 이 같은 정책 방향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 단장은 "성장의 과실을 배당 등을 통해 가져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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