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영끌의 그늘···신혼부부 대출 중앙값 1억7900만원, 8년 새 130% ↑

경제 경제일반

영끌의 그늘···신혼부부 대출 중앙값 1억7900만원, 8년 새 130% ↑

등록 2026.09.28 10:51

수정 2026.09.28 13:27

이윤구

  기자

3억원 이상 고액 대출 비중 5.3%→24.0%로 급증유주택·맞벌이·유자녀 가구일수록 대출 규모 더 커

서울의 한 웨딩홀. 사진=연합뉴스서울의 한 웨딩홀. 사진=연합뉴스

결혼한 지 5년 이내인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액 중앙값이 최근 8년 동안 130% 이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세 속에서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 이른바 '영끌' 현상이 심화되면서 3억원이 넘는 고액 대출을 받은 신혼부부의 비중도 가파르게 늘었다.

28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7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억7051만원) 대비 5.0%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6년(7778만원)과 비교하면 130.1% 급증한 금액이다. 해당 대출잔액은 제1·2금융권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의 기업대출을 모두 포함해 산출됐다.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017년 9000만원, 2018년 1억원을 넘어선 이후 부동산 시장 오름세와 맞물려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1억5000만원을 돌파한 뒤 2022년 1억6000만원대, 2023년 1억7000만원대를 거쳐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수도권 중심의 집값 및 전세 가격 상승과 함께 결혼 관련 제반 비용까지 오르면서 대출 부담을 한층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잔액 구간별로 살펴보면 고액 대출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3억원 이상 대출을 보유한 신혼부부 비중은 2016년 5.3%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24.0%로 4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소액 대출 비중은 대폭 감소했다. 1000만원 미만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8.8%에서 4.6%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1000만~3000만원 미만(14.7%→5.7%), 3000만~5000만원 미만(12.1%→5.6%) 구간 역시 크게 축소됐다.

주택 소유 여부는 대출 규모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기준 주택을 보유한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억2824만원으로 무주택 부부(1억4160만원)보다 8664만원 많았다. 주택 소유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016년(1억1200만원) 대비 8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특히 주택 소유 신혼부부 중 3억원 이상 고액 대출을 받은 비율은 33.2%로 무주택 부부(16.7%)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이는 신혼부부가 보유한 주택 가격 자체가 높아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에 거주하는 유주택 신혼부부 중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총액이 6억원을 초과하는 비율은 2015년 5.9%에서 2024년 31.4%로 폭등했다.

소득원과 자녀 유무에 따른 격차도 두드러졌다. 맞벌이 부부의 대출액 중앙값은 1억9800만원으로 외벌이 부부(1억5787만 원)보다 4000만원 이상 높았으며, 3억원 이상 고액 대출 비중도 맞벌이(28.0%)가 외벌이(18.8%)를 웃돌았다. 비교적 소득이 안정적인 맞벌이 가구일수록 대출 한도를 최대한 활용해 주택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1억8826만원)과 3억원 이상 비중(26.8%) 역시 무자녀 부부(각각 1억6950만 원, 21.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자녀 양육 비용 부담과 함께 가족 수 증가에 따라 더 넓은 주거 공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신혼부부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장년층에 비해 소득이 적고 모아둔 자산도 부족해 금리 인상의 타격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해 현재 연 3.0%까지 높였다. 올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연 3.18%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코픽스는 지난 4~7월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2024년 12월(3.22%)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