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하이오·日 센다이 투자설···사측 "확정된 바 없어"AI發 수요 급증···최태원 "5년 내 생산능력 2배"54.3조 투자 확정···곽노정 "신규 글로벌 거점 준비"
SK하이닉스의 다음 생산거점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뜨겁다. 미국 오하이오, 일본,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까지 새로운 투자 후보지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지만 회사는 매번 "확정된 바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것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메모리 수요에 맞춰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을 대폭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도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를 예고하고 있어 추가 생산거점이 어디에 마련될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생산기지 투자를 둘러싼 다양한 시나리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된 곳은 미국 오하이오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시설 일부를 활용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 공장 일부를 임차하거나 인텔 및 주요 클라우드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 등이 선택지로 거론됐다.
다만 SK하이닉스는 "현재 어떠한 사안도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일본도 후보지로 떠올랐다. 일본 센다이 지역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생산거점과 관련해 "계속해서 연구 중이다. 마치면 알려주겠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지역이나 투자계획이 결정된 것은 없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동부에 낸드플래시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해서도 회사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잇따라 선을 긋는데도 신규 생산거점을 둘러싼 관측이 끊이지 않는 것은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을 지속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들어 실적 발표 등 공식 석상에서 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객들의 추가 공급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심지어 최태원 회장은 직접 대규모 증설 계획을 제시하기까지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앞으로 5년 안에 SK하이닉스의 전체 캐파(생산능력)를 두 배로 늘릴 예정"이라며 "많은 장애물이 있겠지만 이를 극복하고 캐파를 더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국내 이천·청주와 중국 우시·다롄·충칭 등 5개 지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이천에서는 HBM의 기반이 되는 첨단 D램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청주에서는 낸드와 함께 HBM 등 차세대 D램 생산을 맡고 있다. 중국 우시에서는 D램, 다롄에서는 낸드를 생산하며 충칭은 낸드 제품의 패키징과 테스트를 담당한다.
당장 수요 대응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AI 시장의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인 생산능력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HBM은 일반 D램과 동일한 비트 생산량을 확보하는 데 최소 두 배 이상의 생산능력이 필요하다. HBM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같은 양의 메모리를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은 생산설비가 필요한 구조다. 여기에 AI 서버용 일반 D램 수요까지 동시에 늘고 있어 기존 생산라인을 HBM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1조74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5배 늘었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88조원, 순현금은 69조4000억원까지 증가했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현금 창출력이 크게 개선되면서 추가 생산거점에 투자할 여력도 한층 두꺼워진 것이다.
실제 회사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에 이미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이천·청주에 이은 새로운 핵심 생산거점으로 조성하고 있으며 미국 인디애나에는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차세대 HBM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용인 Y2에 35조2000억원, 청주 M17에 19조1000억원 등 총 54조3000억원 규모의 신규 팹 투자도 확정했다.
여기에 곽노정 SK하이닉스 CEO가 전날 '신규 글로벌 생산 거점'을 직접 언급하면서 추가 투자 가능성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곽 CEO는미국에서 열린 '2026 SK하이닉스 글로벌 포럼'에서 메모리에 대한 높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발맞춰 준비 중인 신규 글로벌 생산 거점과 연구 기반을 통해 지금의 기술 우위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하이오나 일본 등 특정 지역에 대한 투자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중장기적인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실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글로벌 거점을 둘러싼 관측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지역에 실제 투자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메모리 공급을 늘려달라는 고객사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도 추가 생산능력 확보를 서두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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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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