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구체성 부족한 계획에 시정명령대주주 MBK와 맥쿼리의 과거 행보 지적외부 투자 유치 미비, 자산 매각만으로는 한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의 재무개선안을 불승인했다. 외부 투자 유치와 자본 확충 등 핵심 방안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비용 절감과 자산 매각만으로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심의 과정에서는 딜라이브의 재무 악화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의 과거 인수·배당 문제를 지적하는 위원들의 발언도 나왔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미통위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고 '딜라이브 재허가조건 이행계획 승인에 관한 건'을 심의한 뒤 불승인하기로 의결했다. 딜라이브는 2025년 재허가 당시 부과된 부채비율 감소 방안 마련 조건에 따라 자구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방미통위는 외부 투자 유치 등 주요 과제의 실행계획이 구체적이지 않고 근본적인 재무개선 방안으로도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방미통위는 딜라이브에 자본금 확대 등을 포함한 부채비율 감축 목표와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3개월 이내 다시 제출해 승인을 받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딜라이브가 제출한 자구안에는 비용 절감과 자산 매각 등이 담겼다. 인력 재배치와 업무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일부 자산과 사업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외부 투자 유치나 대주주의 직접적인 자금 지원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부족했다는 게 방미통위의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공개된 회의 속기록에는 딜라이브의 재무 악화 원인과 대주주의 역할을 둘러싼 위원들의 발언이 고스란히 담겼다.
최수영 위원은 최대주주가 인수 이후 2846억원을 배당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주주의 자금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위원은 "최대주주는 인수 이후에 2846억 원을 배당받았지만 회사는 현재 2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구체적인 증자나 자금 지원 없이 비용 절감하겠다, 자산 매각하겠다, 채권단의 유예만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은 정말 사상누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료방송시장의 어려움도 있지만 이것은 대주주에 대한 문제도 상당부분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해서 우리 위원회가 조금 더 엄정하게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상근 위원은 2008년 MBK와 맥쿼리가 당시 씨앤엠을 인수한 사실과 이후 배당 규모를 거론했다. 이 위원은 "배당금을 보면 MBK와 맥쿼리가 3000억 정도 가져간 것으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MBK의 투자 방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며 "약간 되는 기업을 인수해서 자산을 다 빼가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여기도 기업사냥을 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딜라이브의 높은 부채비율을 언급하면서 대주주에 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발언은 딜라이브의 재무상태와 대주주의 역할을 둘러싼 심의 과정에서 나온 개별 위원들의 의견이다. 방미통위가 딜라이브 자구안을 불승인한 공식적인 사유는 외부 투자 유치 등 핵심 과제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근본적인 재무개선 대책이 미흡하다는 데 있다.
딜라이브의 재무 악화에는 유료방송 시장의 구조적인 침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블TV 가입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홈쇼핑 송출수수료까지 줄면서 수익 기반이 약화됐다. 여기에 과거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의 이자 부담 등이 재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딜라이브 노동조합은 과거 MBK와 맥쿼리의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이 현재까지 회사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딜라이브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출자전환 협의 등을 요구하면서 인수 이후 누적된 부채가 투자와 설비 개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MBK의 다른 투자기업인 홈플러스에서도 재무 악화 원인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진 바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 경영 악화와 관련해 일부 정치권과 노동계에서는 과도한 차입과 자산 매각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MBK는 이에 대해 홈플러스의 경영 위기가 과도한 차입금이나 자산 매각 때문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최저임금과 임대료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 온라인 유통 확대에 따른 소비 행태 변화,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유동성 우려 등이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이며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의 구조적 어려움이라는 설명이다.
딜라이브는 이번 불승인에 따라 3개월 안에 자본 확충 등을 포함한 새로운 부채비율 감축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이후 딜라이브가 제출하는 개선안을 다시 심의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