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76% 집중···소액주주 312만명·평가액 7.8조특례상장 등 기업 특성 반영한 기준 보완 필요성 제기
정부가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추가 상향을 6개월 미루면서 일부 상장사가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현재 주가 수준을 바탕으로 추산하면 새 요건 적용 시 기준 미달 기업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만큼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적용 시점만 늦춰졌을 뿐 기업과 투자자가 여전히 부담을 떠안고 있는 모양새여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난 4일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추가 상향 시점을 내년 7월로 6개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증시 상황을 고려해 적용을 유예해달라는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우리 증시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했다. 지난 7월부터 시가총액 상장유지 기준은 유가증권시장 300억원, 코스닥시장 200억원으로 높아졌다. 당초 내년 1월에는 이를 각각 500억원과 300억원으로 추가 상향할 예정이었다.
이번 조치로 적용 시점이 늦춰지면서 영향권에 있던 기업은 시간을 벌게 됐다. 특히 시가총액 200억~300억원 수준의 코스닥 상장사 200여 곳은 당분간 강화된 기준의 적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현행 기준에 미달한 기업도 상당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5일 기준 주가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현행 상장유지 요건에 미치지 못한 기업은 총 238곳이다. 유가증권시장 61곳, 코스닥시장 177곳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유예기간이 끝난 뒤다. 현재 주가와 시가총액 수준이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기준 미달 기업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내년 7월부터 적용될 강화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은 총 471곳에 이른다. 유가증권시장 114곳, 코스닥시장 357곳이다. 현재 기준 미달 기업 238곳과 비교하면 233곳 늘어난다.
특히 부담이 집중되는 곳은 코스닥시장이다. 지금도 기준 미달 기업 중 코스닥 상장사가 약 74%를 차지하는데, 내년 7월 강화된 요건을 적용할 경우에도 전체 471곳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가 357곳으로 76%에 이른다.
더욱이 코스닥시장은 최근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4월27일 1226.18로 올해 종가 기준 고점을 기록한 뒤 약 3개월 만인 7월30일 644.78까지 약 47% 급락했다. 이후 지난 4일 813.50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기준 강화의 영향은 상당수 소액주주에게도 미칠 수 있다. 2025사업연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현재 기준 미달 기업의 소액주주는 유가증권시장 95만9878명, 코스닥시장 216만6832명이었다. 단순 합산하면 312만6710명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도 유가증권시장 15억3000만주, 코스닥시장 41억5000만주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평가액은 각각 1조4500억원, 6조4001억원으로 총 7조8501억원이다.
이에 일률적인 주가와 시가총액 기준보다 기업의 특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례로 기술특례 상장사는 당장 수익성이 크지 않더라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증시에 입성한 만큼 주가나 시가총액만으로 상장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민규 의원은 "부실·한계기업을 적기에 정리하고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시가총액이나 주가와 같은 일률적 기준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하면 건실한 기업과 기술특례기업까지 퇴출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이 6개월 유예된 만큼 건실한 기업의 퇴출과 소액주주 피해, 투자생태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무건전성과 기술력·성장성 등을 종합 평가할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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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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