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보상 받으려면 재가입?"...티빙 '정보유출 보상'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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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받으려면 재가입?"...티빙 '정보유출 보상' 설왕설래

등록 2026.09.04 17:02

수정 2026.09.04 18:33

정단비

  기자

포인트·시청혜택 등 합쳐 '체감가치 2만원'보상 신청은 단 24일···기간 지나면 구제 미정웨이브·CGV 쿠폰도···"실효성 떨어져" 불만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보상안을 내놨지만 실효성 논란으로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1인당 약 2만원 상당이라고 내세웠으나, 현금이 아니라 프리미엄급 시청환경 업그레이드와 티빙 포인트, 쿠폰 등 '체감가치'를 합산한 금액이서다.

보상안에는 티빙 서비스 이용을 전제로 한 혜택이 상당 부분 포함된 데다 신청 기간도 24일에 불과하다. 특히 티빙을 탈퇴한 고객도 보상을 받으려면 다시 가입해야 하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탈퇴한 피해자에게까지 재가입을 요구하는 보상 방식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티빙이 앞서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 관련 보상안에 따르면 사이버 침해사고 관련 보상 패키지는 이달 7일 오전 10시부터 30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보상 일정은 10월 6일 오전 10시부터 순차 보상된다.

신청 방법은 티빙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 로그인 후 마이(MY) 메뉴에서 '보상 신청' 페이지로 이동 후 본인 확인을 진행하고 보상 선택 및 신청하면 된다.

티빙은 지난 5월 해킹 공격을 받아 이용자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정부 조사 결과 중복을 포함해 총 3954만개 계정의 정보와 소스코드가 담긴 개발 프로젝트 361건이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티빙은 이에 지난 3일 사이버 침해사고 관련 설명회를 열고 공식 사과와 함께 정보보안 투자 계획, 고객 보상 패키지를 내놨다.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이번 침해 사고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와 불안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티빙이 내놓은 보상 패키지가 실제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보상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우선 티빙의 보상안은 큰 틀에서 ▲해킹·피싱 안심 보험 ▲프리미엄급 시청 환경 업그레이드 ▲티빙 포인트 ▲엔터테인먼트 쿠폰으로 구성됐다. 티빙은 이번 보상 패키지 인당 가액이 약 2만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보상안을 상세히 들여다보면 해킹·피싱 안심보험은 1년간 무료로 제공되며 피해 발생 시 최대 300만원까지 보장한다. 프리미엄 시청 기능은 3개월간 제공되며 최대 화질 4K, 다운로드 400회, 동시시청 4대 등의 혜택이 적용된다. 다만 광고형·베이직·스탠다드 등 이용권을 구독 중인 계정에만 적용돼 비구독 이용자는 해당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티빙 포인트는 50포인트(5000원 상당)가 지급된다. 해당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티빙 내 개별 구매 콘텐츠 결제에만 사용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혜택은 웨이브(Wavve) 광고형 스탠다드 1개월 이용권(5500원 상당)과 CGV 콤보 3종 5000원 할인쿠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용기간도 제한돼 있다. 프리미엄 시청 기능과 티빙 포인트, 엔터테인먼트 혜택은 오는 10월 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해킹·피싱 안심보험은 10월 6일부터 내년 10월 5일까지 1년간 제공된다.

이미 티빙을 탈퇴한 이용자의 경우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다시 가입해야 한다. 티빙은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된 탈퇴·휴면 고객도 보상 대상에 포함했지만, 보상 대상자 확인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탈퇴 고객의 재가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료 이용권을 다시 구독할 필요는 없지만 계정은 새로 만들어야 한다.

티빙 관계자는 "보상 과정에서 신원 확인을 위해 회사가 보유한 정보값과 매칭하는 과정이 필요해 가입이 필요하다"며 "유료 구독을 다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보상안 상당 부분이 티빙 또는 제휴 서비스 이용을 전제로 하고, 탈퇴 고객에게는 재가입까지 요구하면서 사실상 고객의 재유입을 유도하는 보상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웨이브나 CGV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선택형 쿠폰의 체감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내 정보가 2만원이냐", "보상이 아니라 구독 유도 마케팅 수준 아니냐", "보상안이 성의조차 없는 수준"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CGV를 이용하지 않는 이용자에게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티빙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인 30대 직장인 A씨는 "티빙이 제시한 보상안을 모두 받는다고 해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상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탈퇴한 사람은 재가입까지 해야 한다는데, 보상을 받기 위해 소비자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보상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도 이달 7일부터 30일까지 24일간으로 한정됐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이 기간 내 신청하지 못한 이용자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티빙은 신청 기간을 놓친 고객에 대해서는 추가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용자들이 신청 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공지와 문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티빙 관계자는 "보상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아직 매출 규모 4000억원의 적자 상태인 국내 OTT지만 이번 사고 수습을 위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노력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보상 절차에서 고객들이 불편 없이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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