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세균 잡는 단백질도 AI로 설계···세니젠, 패혈증 치료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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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잡는 단백질도 AI로 설계···세니젠, 패혈증 치료제 도전

등록 2026.08.28 15:47

현정인

  기자

엔도라이신 기반 차세대 항균제 심포지엄 개최세포벽 직접 파괴해 사멸시키는 방식으로 작용과기부 후속 과제 통해 추진···약 35.8억원 투입

박정웅 세니젠 대표 사진=현정인 기자박정웅 세니젠 대표 사진=현정인 기자

미생물 분자진단 기업 세니젠이 축적한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항생제 내성균을 겨냥한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자연계에서 항균 물질을 찾아내는 데서 나아가 인공지능(AI)으로 단백질을 설계하고, 대량 평가를 통해 효능과 안정성을 높인 후보물질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세니젠은 28일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엔도라이신 기반 차세대 항균제 심포지엄'을 열고 신약 연구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기존 미생물 진단·분석 사업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연구 역량을 항균 단백질 신약 개발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니젠이 주목한 엔도라이신은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에서 유래한 세포벽 분해 효소다. 세균의 형태를 유지하는 세포벽을 직접 파괴해 사멸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을 제어할 새로운 치료 수단으로 연구되고 있다.

다만 자연계에서 확보한 엔도라이신을 그대로 치료제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체내 혈청 환경에서 활성이 떨어지거나 빠르게 제거될 수 있어 효능과 안정성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람음성균의 경우 세포벽 바깥을 감싸는 외막이 있어 엔도라이신의 접근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세니젠은 서로 다른 엔도라이신의 기능 부위를 조합한 '키메라 엔도라이신'으로 이러한 한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표적 세균에 결합하는 부위와 세포벽을 절단하는 부위를 최적으로 재조합해 자연계 효소보다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는 회사가 보유한 1만4000종 이상의 세균·박테리오파지 라이브러리와 2만5000개 이상의 유전체 정보가 뒷받침한다. 세니젠은 이 데이터를 AI 단백질 설계에 활용해 다양한 조합을 만들고, 바이오파운드리 기반 대량 평가를 거쳐 우수 후보를 선별할 예정이다. 실험 결과를 다시 AI 설계에 반영하면서 후보물질을 반복적으로 고도화하는 연구 체계도 구축한다.

김민식 연세대 교수는 서로 다른 엔도라이신의 효소 활성 부위와 세포벽 결합 부위를 조합하면 기존 물질보다 빠르게 작용하거나 안정성이 높은 항균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단백질 부위의 조합을 통해 자연계 엔도라이신의 성능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세니젠의 신약 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6년 K-HERO 육성·지원사업' 2단계 후속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추진된다. 42개월간 약 35억8000만원이 투입되며,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과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등을 표적으로 하는 엔도라이신 패혈증 치료제 개발이 목표다.

연구는 기관별로 역할을 나눠 진행한다. 주관기관인 세니젠은 유전체·미생물 자원 구축과 바이오파운드리 기반 고속 평가, 우수 후보 선별을 맡는다. 서울과학기술대와 이화여대는 AI 기반 키메라 엔도라이신 설계를, 연세대와 서울대는 체내 모사 환경에서의 효능 평가와 독성 검증을 담당한다. 각 기관에서 생성한 데이터를 통합해 설계와 검증을 반복하는 구조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엔도라이신의 활용 가능성을 넓히기 위한 병용 연구도 소개됐다. 공민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그람음성균인 폐렴막대균을 대상으로 엔도라이신과 디폴리머레이즈를 함께 처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디폴리머레이즈는 세균 표면을 감싸는 다당류 보호층인 협막을 분해하는 효소다.

공 교수 연구팀은 엔도라이신 단독으로 항균 효과가 나타나지 않던 혈청 조건에서 디폴리머레이즈를 함께 처리했을 때 세균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세균의 보호층을 제거해 혈청 내 면역 성분과 엔도라이신의 작용을 돕는 접근이다. 곤충 감염 모델에서도 병용 효과를 확인했으며, 향후 포유동물 모델에서 효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약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항균 효능뿐 아니라 생산 경제성과 체내 전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김 교수는 "단백질 약물을 경제성 있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과제"라며 "합성생물학과 바이오파운드리를 이용해 새로운 활성을 가진 물질을 빠르게 만들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백질 물질을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표적 부위까지 전달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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