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기술·품질 앞세운 침대업계높아진 가격 설명은 '숙제'

침대 하나에 2000만원. 웬만한 경차 한 대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다. 침대에도 이제 '명품'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국내 침대업계에서도 프리미엄을 앞세운 제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침대업체들은 고가 제품의 차별화 요소로 소재와 기술, 품질 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최근 방문한 경기 이천 시몬스 팩토리움에서는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의 연구개발센터에서는 140kg 롤러를 이용해 사람이 매트리스 위에서 뒤척이는 상황을 반복하는 내구성 시험 등이 진행됐다. 소재 선정부터 생산, 품질관리, 배송까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투자가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당연하다. 프리미엄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 역시 기업의 선택이다. 그럼에도 좋은 침대의 가격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남았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부 프리미엄 매트리스의 가격은 1000만원을 넘어 2000만원대까지 올라섰다. 가격 자체도 계속 오르고 있다. 시몬스는 지난 6월 매트리스와 프레임, 침구류 등 전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다. 이는 2024년 1월 이후 약 2년 5개월만이다. 업체들은 환율, 원부재자 가격, 물류비 상승 등을 가격 조정의 이유로 들고 있다.
물론 수천만원짜리 제품이 침대 시장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수십만원대부터 100만원대 제품까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 역시 다양하다. 최고급 제품만 떼어놓고 침대가 지나치게 비싸졌다고 단정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문제는 가격보다 '가격의 이유'다.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는 어느 순간 침대 업계에서 흔한 수식어가 됐다. 좋은 스프링을 사용하고 고급 내장재를 넣었다거나 더 많은 시험을 거쳤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격 차이가 실제 어떤 품질 차이에서 발생하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
침대는 자동차처럼 출력이나 연비를 숫자로 비교하기도 어렵다. 제품 내부에 들어가는 소재와 구조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힘들다. 결국 소비자는 브랜드가 제시하는 기술과 품질에 상당 부분 의존해 구매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미엄을 내세우는 기업의 책임은 오히려 더 무거워진다. 비싼 가격이 곧 프리미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가격만큼의 차이를 납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프리미엄이라는 이름도 설득력을 얻는다.
뉴스웨이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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