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교환성 법적 구분·스위칭 시험 제도 손질과학적 필요성 따라 비교 유효성 임상시험 최소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이뤄지는 비교 유효성 임상시험을 과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바꾸고 있다. 특허 만료 바이오의약품이 늘어나는 반면,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일부 제품에 집중되는 만큼 불필요한 부담을 줄여 개발 가능성을 넓히려는 취지다.
27일 사라 임 미국 FDA 치료용 생물의약품 및 바이오시밀러 사무국장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에서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규제 동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미국은 2015년 첫 바이오시밀러 승인 이후 현재 21개 참고의약품을 대상으로 90개에 가까운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했다. 하지만 향후 10년간 특허 보호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의약품 118개 가운데 바이오시밀러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제품은 약 10%에 그친다.
이미 특허 보호가 끝난 제품도 마찬가지다. 62개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된 제품은 14개에 불과하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매출 규모가 큰 오리지널 의약품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임 국장은 현재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경로가 당초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개발 과정에서 요구하는 시험을 과학적으로 필요한 수준에 맞추면 그동안 개발되지 않았던 제품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비교 유효성 임상 일률적 요구 없앤다···"과학적으로 필요할 때만"
FDA가 줄이려는 대표적인 부담은 비교 유효성 임상시험(CES)이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는 비교분석평가와 비교 약동학(PK) 연구 , CES 등이 활용돼 왔다. FDA는 이 가운데 CES를 일률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과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 실시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바꾸고 있다.
임 국장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초기 10년 동안 CES가 통상적으로 실시됐지만 비교분석에서 확인되는 작은 차이를 잡아내는 데 충분히 민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품의 구조와 기능, 품질 특성 등을 보다 정밀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이에 FDA는 비교분석평가와 의약품의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자료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수행 가능하고 관련성이 있는 경우 비교 PK 연구를 활용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FDA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지침 초안에도 이런 방향이 담겼다. 참조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가 고도로 정제돼 분석적으로 충분히 특성화할 수 있고, 품질 특성과 임상 효능의 관계를 비교분석평가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인체 PK 연구가 가능하고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경우 CES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모든 제품에서 CES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유리체강 내 투여제처럼 국소적으로 작용해 비교 PK 연구가 어렵거나 임상적으로 의미가 떨어지는 제품에서는 CES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임 국장은 "과학적으로 필요한 수준에 맞춰 규제 요구사항을 조정한다면 더 많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호교환성 법적 구분도 손질···FDA, 의회에 개편 제안
미국에서 별도로 운영되는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제도도 손질 대상이다.
미국은 바이오시밀러와 상호교환 가능 바이오시밀러를 법적으로 구분한다. 상호교환 가능 제품은 바이오시밀러 요건에 더해 참조의약품과 동일한 임상 결과가 예상되고, 두 제품을 바꿔 사용했을 때 안전성 위험이 커지거나 효과가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FDA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실시해 온 스위칭 시험의 필요성도 낮게 보고 있다. 임 국장은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스위칭 시험의 추가적인 가치가 제한적이었고, 제품 전환에 따른 면역원성이나 면역 매개 이상반응 위험 증가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FDA는 상호교환성 입증 절차를 줄이는 데서 나아가 바이오시밀러와 상호교환 가능 바이오시밀러를 별도로 구분하는 제도 자체도 손보려 하고 있다.
임 국장은 FDA가 의회에 두 제품의 승인 기준을 법적으로 구분하는 현행 체계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언급했다. 현행 구분이 일반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 FDA도 두 제품 모두 같은 바이오시밀러 승인 기준을 충족하며, 상호교환 가능 제품이 일반 바이오시밀러보다 안전하거나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임 국장은 "의회에서 나온 대부분의 입법 제안은 모든 바이오시밀러를 상호대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라며 "상호대체성 지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모든 바이오시밀러에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제도가 바뀐 것은 아니다. 임 국장은 궁극적으로 승인된 바이오시밀러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법률을 어떻게 만들지는 의회에 달려 있으며 제도 전환 과정도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DA는 앞으로 투여 장치 등 바이오시밀러 규제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한 분야를 검토하고, 간소화된 규제 방향을 반영한 바이오시밀러 교육자료도 추진할 계획이다. 임 국장은 임상시험을 줄이는 것이 허가 기준을 낮추는 것은 아니라며 과학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중심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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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안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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