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당국, 은행권에 "대출 물꼬 터라"···'30조원' 이렇게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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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권에 "대출 물꼬 터라"···'30조원' 이렇게 풀린다

등록 2026.08.14 17:25

김다정

  기자

가계부채 총량 관리목표 1.5%→3.0% 상향···대출여력 30조원 증대"집단대출 별도 관리"···금융당국, 실수요 '대출 오픈런' 해소 총력은행권 "금감원 세부 목표치 배정돼야 공급 확대···다음주 논의"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금융위원회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장은 물론 2금융권·상호금융권·보험업권 등 전 금융권 수장들을 소집해 실수요자들에게 자금이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집행 속도를 높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목표 상향으로 30조원 규모의 대출 숨통이 트인 데 따라 금융권은 '대출 절벽' 완화에 전격 착수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전날 발표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의 후속 집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번 대책으로 가계대출 총량목표가 조정되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 목적의 자금이 적시에 차질 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며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별 총량목표 조정을 위한 금융권 협의를 신속히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총량목표 3%로 상향···5대 은행 대출 소진율 '반토막'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상향하면서, 전체 금융권에서 올해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여력은 30조원가량 늘어났다. 늘어난 한도는 집단대출(잔금·이주비·중도금), 청년 등 실수요자 지원에 우선 사용된다. 이번 조치로 대출 절벽에 내몰렸던 실수요자들이 대규모 유동성 물꼬를 트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상 가계대출 잔액이 1852조90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연간 증가 규모가 30조원 수준에서 60조원 안팎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여러 금융기관이 기존 대출 증가 목표치를 상당 폭 초과한 상태인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5대 은행의 경우 올 한 해 늘릴 수 있는 전체 가계대출 공급 한도는 8조6726억원으로, 기존보다 4조3363억원만큼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목표치(8조690억원)보다 6036억원 더 늘어난 수준이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이미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3821억원으로 집계돼 올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목표치인 4조3363억원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에 한도 기준이 확대되면서 연간 한도 소진율은 기존 147.2%에서 73.6%로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 약 2조2905억원 규모의 대출 여력이 새로 확보되는 셈이다.

다만 전체 목표가 두 배로 늘더라도 개별 금융회사의 한도가 일률적으로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기존 목표를 초과한 금융회사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추가 한도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목표치를 조정하면서 자연스럽게 대출 여력이 확대되겠지만 일률적으로 2배는 아니다"라며 "개별 금융회사의 관리 목표와 주담대·신용대출 등 세부 운용방안은 향후 은행권과 대화를 통해 협의를 거쳐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출 증가분에서 집단대출을 별도로 관리할 계획이라 금융사 입장에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기존 목표치에서 하반기 약정돼 있는 집단대출이 제외되면서 기본적으로 추가 대출 여력이 확대돼 대출오픈런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위원장 주재의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도 집단대출 별도 관리 하에 실수요자들의 '대출 오픈런' 사태를 진정시켜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대출 수요가 몰리더라도 해당 은행의 총량 관리 실패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남는 여력을 일반 주택담보대출 등 실수요자 공급으로 최대한 확대해 현장의 병목을 해소해 달라는 취지다.

은행권 "세부 지침 내리기 전까진 신중"···다음주 목표치 협의 돌입


이제 남은 과제는 추가로 확보된 약 30조원의 여력을 개별 금융회사에 어떻게 나눠 줄지다. 금융당국은 전날 가계대출 확대 메시지 이후 은행권의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눈치지만 은행권에서는 당장 자발적인 대출 규제 완화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아직 주담대와 신용대출,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에 각각 얼마를 배정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어떻게 늘어나는지 명확해져야 움직일 수 있다"며 "신용대출이나 전세대출은 강화한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에서 목표치를 어떻게 나눌지 수치를 봐야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늘 메시지가 나왔다고 당장 내일부터 대출을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집단대출 수요자들은 조금 더 대출이 수월해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방적인 발표이기 때문에 추후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다음주부터 은행별 대출 총량 목표치를 재설정하기 위한 협의에 돌입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나름대로 배분 원칙이 있지만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각 금융사의 총량 목표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이야기를 듣고 보완점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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