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脫 이자장사' 금융권의 반가운 변화

오피니언 기자수첩

'脫 이자장사' 금융권의 반가운 변화

등록 2026.08.07 10:37

김다정

  기자

reporter

금융권이 또다시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올해 상반기에만 1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연간 순익 20조원'이라는 꿈의 숫자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화려한 실적에도 늘 표정관리를 해야 하는 건 금융권의 숙명이다.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의 팍팍한 생활이 이어지는 동안 손쉬운 '이자장사'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이 매년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금융지주의 핵심인 '은행업'은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채무를 부담함으로써 조달한 자금을 대출하는 것이다. 민간기업으로서 본업에 충실해 이뤄낸 성과임에도 늘 정부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해야 하는 것이 그간 금융권이 마주한 씁쓸한 자화상이었다.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강화'를 부르짖은 지도 이미 오래다. 수장들은 새해 시작과 동시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요구해 왔지만, 그간의 외침에 비해 체감할 만한 변화나 뚜렷한 성과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비은행 계열사가 확대되면서 최근 몇 년간 외형은 커졌지만 돈 버는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다르다. 눈치보기에 급급했던 과거 행태와는 달리 실질적인 체질 개선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주요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면서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1년 만에 비은행 비중을 3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가장 가파른 변화를 보여줬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6.4%에 불과했으나, 올해 상반기 18.8%로 증가했다. 우리금융 역시 지난해 17.0%에서 올해 상반기 22.3%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신한금융과 KB금융도 각각 29.3%에서 35.4%로, 33.9%에서 44.0%로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최근 금융지주들의 행보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이 단순한 수치적 성장을 넘어 금융그룹의 체질 자체가 근본적으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조 단위의 과감한 자금 투입과 우량 비은행 금융사를 향한 전략적 인수합병(M&A) 시도가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과거 은행 중심의 단일 구도에서 벗어나 종합 금융그룹으로서의 외연을 탄탄히 다지는 모양새다.

물론 비은행 영토 확장이 맹목적인 속도전이나 무리한 덩치 불리기로 흘러서는 안 된다. 과거 외형 확장에만 급급하다가 리스크 관리 부실이라는 뼈아픈 역사를 마주했던 전례를 기억해야 한다. 과감한 행보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본업 간 유기적인 시너지 창출로 귀결돼야 한다.

지금의 도전은 진정한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관문이다. 변하지 않으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딛고, 이제라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대목이다. 단순히 반짝한 증시 호황에 따른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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