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철강 불황 터널 벗어나는데···포스코·현대제철, '조단위 투자'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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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불황 터널 벗어나는데···포스코·현대제철, '조단위 투자' 숙제

등록 2026.07.24 15:30

김제영

  기자

불황에도 판가 회복에 수익성 개선 기대포스코 11.3조·현대제철 2.5조 투자 예정탈탄소·해외 기지 미래 경쟁력 확보 본격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실적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원가 부담 속에서도 제품 가격 인상과 수입 규제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서 올해 2분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실적 반등과 동시에 탄소중립 대응 및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재무 부담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조원, 영업이익 7000억원대 후반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웃돌며 1분기보다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는 올해 들어 열연과 후판 등 주요 제품 가격 인상과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치, 미국향 수출 확대 등이 겹치며 업황이 점차 회복되는 분위기다. 원료탄 가격 상승 등 원가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제품 가격 인상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가의 차이)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철강사들은 실적 회복 시점과 맞물려 대규모 투자 부담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 등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 집행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연간 CAPEX 규모를 11조3000억원으로 계획했다. 지난해(7조원)보다 6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철강 부문에만 6조8000억원을 배정했다.

투자 분야는 단순 설비 보수를 넘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되고 있다. 포항 3기 코크스 개수 등 노후 설비 성능 복원 사업을 비롯해 수소환원제철 기반 구축, 인도와 미국 전기로 합작 프로젝트, 리튬 및 이차전지 소재 생산능력 확대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철강 부문 주요 프로젝트에 현재까지 1조7480억원이 집행됐다.

현대제철도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CAPEX는 2조4752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70% 이상 확대됐다. 이 가운데 1분기 집행된 금액은 8420억원이며, 전략 투자에만 7490억원이 투입됐다.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비롯해 LNG 자가발전 설비, CDQ(코크스 건식소화설비) 신설, 전기강판 사업화 등 친환경·고부가가치 투자 비중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전기로 제철소는 총 58억달러 규모 프로젝트로, 현대제철은 이 가운데 14억6000만달러를 투자한다. 미국 현지 자동차강판 생산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탄소중립 소재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관세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철강사의 투자 성격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과거에는 생산능력 확대와 노후 설비 교체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탄소 규제 대응과 해외 현지 생산기지 확보, 미래 소재 사업 육성을 위한 전략 투자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 같은 투자 확대가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송동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주요 철강사의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이라면서도 "탈탄소 대응과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어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부담 추이와 신규 투자의 실적 가시화 여부를 지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실적 회복과 투자 확대가 동시에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가격 회복과 중국 감산, 수입 규제 효과 등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친환경 설비와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확보한 현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미래 투자로 연결하느냐가 철강사의 중장기 경쟁력을 가를 변수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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