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핑크스푼' 조사···점주·본사 공방 확산브랜드 정체성 유지 VS 선택권 보장 쟁점
배스킨라빈스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인 '핑크스푼'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필수품목 심사대에 오르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번 심사 결과에 따라 프랜차이즈 브랜드 자산의 인정 범위와 필수품목 기준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업계 전체가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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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배스킨라빈스의 '핑크스푼'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한 행위에 대해 조사 중
이번 결정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의 브랜드 자산 인정 범위와 필수품목 기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업계가 주목
가맹점주들은 시중에 동일 품질 제품이 있음에도 본사 지정 구매를 강제하는 것은 원가 부담 전가라고 주장
본사는 핑크스푼 등 수저류가 브랜드 품질과 경험의 일부이므로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
공정위는 브랜드 통일성이나 품질 유지에 꼭 필요하지 않으면 구매처 제한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조
필수품목은 브랜드 품질 유지를 위해 본사가 지정한 곳에서만 구매해야 하는 품목
그동안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의 핵심 원인
최근 법원과 공정위 모두 시중에서 대체 가능한 일반 공산품의 거래 제한에 엄격한 잣대 적용
2024년 7월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 후 필수품목 규정과 심사 강화
정권 교체 후 점주 보호 입법 확대, 본사 운영 방식 전반 재검토 중
향후 쟁점은 특정 품목이 브랜드 정체성과 품질 유지에 얼마나 필수적인지에 집중될 전망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들의 신고를 계기로 본사가 아이스크림 전용 '핑크스푼'을 지정 공급한 행위가 가맹사업법상 필수품목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필수품목은 브랜드 품질 관리를 위해 본사가 지정한 곳에서만 구매해야 하는 강제 품목을 말한다. 브랜드 통일성과 품질 유지를 위해 본사나 지정업체에서만 구매해야 한다.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에 품목과 가격 산정 방식이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필수품목은 그동안 본사와 가맹점주간 주요 갈등의 원이었다. 점주들은 시중 제품으로 대체 가능한 품목까지 본사를 통해 구매하도록 강제해 불필요한 원가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본사는 핑크스푼이 브랜드를 상징하는 고유 자산인 만큼 동일한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업계는 이번 판단이 배스킨라빈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공정위가 핑크스푼을 필수품목으로 인정할지 여부가 향후 다른 프랜차이즈의 소모품 운영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맹사업법상 필수품목으로 인정받으려면 ▲사업 운영 필수성 입증 ▲상표권 보호 및 브랜드 동일성 유지 ▲정보공개서 및 가맹계약서 사전 명시 ▲조건 변경 시 가맹점주 사전 협의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최근 쟁점은 숟가락, 젓가락, 냅킨 등 소모품을 어디까지 브랜드 관리에 필요한 필수품목으로 볼 수 있느냐다. 공정위는 브랜드 통일성이나 품질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품목이 아니라면 가맹점주의 구매처 선택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가맹본부는 젓가락, 숟가락, 냅킨 등도 단순한 공산품이 아니라 브랜드 품질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반박한다. 특히 주요 메뉴와 직접 맞닿는 수저류는 재질과 규격, 위생 수준이 매장마다 달라질 경우 음식의 품질과 고객 경험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본사의 통합 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한 대형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고객이 가장 먼저 손에 쥐고 음식을 먹는 수저도 브랜드 품질의 일부"라며 "같은 메뉴라도 수저의 재질과 규격, 안전성이 매장마다 달라지면 브랜드 경험도 달라질 수 있어 본사가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가맹점주들은 동일한 품질의 시중 제품이 존재하는데도 특정 업체 제품만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본사의 수익 확보 수단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가격 경쟁이 가능한 품목까지 구매처를 제한하면 결국 원가 부담이 가맹점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의 기조는 일관됐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던킨 운영사 비알코리아가 도넛 채반 등 38개 품목의 구매처를 제한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1억3600만원을 부과했고, 서울고등법원도 최근 공정위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지난 3월에는 신전떡볶이가 숟가락과 냅킨 등 일반 공산품 15개 품목을, 엽기떡볶이가 POS와 키오스크 등 전산장비를 본사 지정 업체에서만 구매하도록 한 행위가 적발돼 각각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시중에서 대체 가능한 물품에 대해 본사가 거래처를 제한할 합리적인 이유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필수품목 문제를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필수품목의 규격과 공급가격 산정 방식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한 개정 가맹사업법이 2024년 7월 시행된 이후 공정위의 심사가 엄격해졌고, 정권 교체 후 정치권에서 점주 보호 입법이 잇따르면서 본사의 필수품목 운영 방식 전반이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최근 법원 역시 일반 공산품의 거래 제한을 다시 해석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향후 법적 공방도 확대될 전망이다. 법조계는 앞으로의 쟁점이 '구매 강제' 자체가 아니라 특정 품목이 브랜드 정체성과 품질 유지에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영한 법무법인 최선 변호사는 "공정위는 숟가락과 젓가락, 포크 등이 메뉴의 맛과 품질 유지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보고 필수품목 지정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배스킨라빈스 핑크스푼은 오랜 브랜드 상징성과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고, 일반 공산품과 차별성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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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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