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시장 479조원···3년 반 만에 6배 성장국내 주식형 자금 몰리며 코덱스 점유율 '우상향'미래 해외 경쟁력 여전···국내 점유율 방어는 과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성장하는 사이 삼성자산운용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한때 2%포인트(p)까지 좁혀졌던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다시 8%p 가까이 벌어졌다. 국내 증시 활황을 계기로 국내 ETF 시장의 간판이 'KODEX(코덱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2022년말 78조5116억원에서 2023년말 121조657억원, 2024년말 173조5639억원, 지난해 말 297조140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7월 10일 기준으로는 478조9926억원까지 불어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불과 3년 반 만에 시장 규모가 6배 이상 커진 셈이다.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자는 삼성자산운용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2022년말 32조9505억원에서 2023년말 48조7337억원, 2024년말 66조2508억원, 지난해 말 113조5043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187조711억원까지 확대됐다. 시장점유율은 2022년 41.97%에서 2024년 38.17%까지 하락했으나 2025년말 38.20%, 올해 7월에는 39.06%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자산 증가에도 점유율 방어에는 실패했다. 미래에셋의 ETF 순자산은 2022년말 29조5674억원에서 2023년말 44조6561억원, 2024년말 62조6431억원, 지난해 말 97조4831억원, 지난 10일 149조111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은 2022년말 37.66%에서 올해 7월 기준 31.13%까지 하락했다. 시장은 커졌지만 미래에셋의 성장 속도가 전체 시장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양사의 격차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삼성과 미래에셋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2022년말 4.31%p였다. 이후 2023년말 3.36%p, 2024년말 2.08%p까지 줄어들며 양강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말에는 5.39%p로 다시 벌어졌고 올해 7월에는 7.93%p까지 확대됐다.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큰 격차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박현주 '최대주주'···해외 ETF에 집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사업은 박현주 회장의 색채가 가장 짙은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60.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미래에셋컨설팅(36.92%)과 배우자 김미경 씨(2.72%)를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99.83%에 달한다.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이 일찍부터 ETF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타이거 브랜드를 업계 대표 브랜드로 키워왔다. 국내 ETF 시장 초창기부터 삼성과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시장을 이끌었고 해외 투자 ETF 시장에서는 현재도 강점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은 미국 대표지수와 글로벌 테마, 해외 배당형 ETF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며 해외 ETF 시장을 선도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 활황 국면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로 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국내 주식형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고, 이 과정에서 국내 ETF 라인업이 강한 삼성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다. 코덱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대표지수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투자자 관심이 높은 상품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시장 확대 효과를 그대로 흡수했다.
국내 ETF 강한 '코덱스'···시장확대 효과 흡수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 확대 배경으로 국내 주식형 ETF 경쟁력을 꼽는다. 삼성자산운용은 ▲코덱스 200 ▲코덱스 머니마켓액티브 ▲코덱스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코덱스 AI반도체TOP2플러스 ▲코덱스 AI전력핵심설비 등 국내 증시를 겨냥한 대표 상품들을 앞세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식형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국장 ETF 경쟁력이 높은 코덱스 대표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삼성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해외 ETF에서 강점을 갖춘 운용사인 만큼 국내 시장 점유율만으로 경쟁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최근 국내 증시 중심의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삼성이 시장 확대의 수혜를 더 크게 누린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단기적인 점유율 경쟁보다는 장기 투자와 혁신성장 테마라는 철학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한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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