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삼성 등 주요 금융그룹, 지분 투자 가속화네이버와의 협력 가능성이 시장 판도 변화 이끌 전망증권사, 토큰화와 디지털 월렛 도입 등 전략 다각화
금융권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지분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단순 투자 차원을 넘어 결제·자산관리·토큰화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겨냥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스테이블코인 패권' 선점을 위한 포석을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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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순 투자에서 벗어나 결제, 자산관리, 토큰화 등 디지털 금융 생태계 주도권 확보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패권 선점도 주요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약 1조원을 투입해 두나무 지분 6.5%를 확보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투자에 6000억원을 추가해 두나무 지분을 늘렸다
삼성 금융계열은 두나무 지분 약 4%를 확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20%를 인수했다
두나무의 가치는 네이버와의 협력 관계에서 비롯된 디지털 결제·커머스 연계 가능성에 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 시 네이버페이와 업비트 생태계 결합 등 대규모 유통 채널 구축이 가능하다
남아 있는 두나무 기타 주주 지분 37%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하나금융, KB금융 등 주요 금융사들이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추진하며 결제·송금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도 토큰화, 디지털 지갑 등 전략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9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에 디지털 지갑을 탑재할 예정이다
금융-가상자산 결합을 겨냥한 '슈퍼앱' 구상에는 규제 장벽이 존재한다
금융당국과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전통-디지털 금융 결합의 시점과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사용자들이 가상자산 결제를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 제도 표준 미정 등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움직임은 하나금융지주의 두나무 지분 인수다. 하나금융지주는 약 1조원을 투입해 두나무 지분 6.5%를 확보했다. 이는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지분 투자한 첫 사례다. 업계에서는 단순 재무적 투자라기보다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 주도권 확보를 염두에 둔 장기 전략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두나무 지분의 가치는 단순히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에만 있지 않다. 핵심은 네이버와의 연결성이다. 두나무는 네이버와의 지분 및 사업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커머스-결제 인프라와 결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만약 양측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할 경우, 네이버페이와 업비트 생태계를 결합한 대규모 유통 채널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숨에 국내 최대 디지털 결제 네트워크로 확장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업계 1위 두나무 지분에 시장 주목
하나금융그룹을 시작으로 두나무 지분에 대한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투자에 약 6000억원을 더해 두나무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섰다. 삼성 금융계열사 역시 약 4%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 SDS 역시 가상자산 지갑을 구축한 경험이 있고, 추후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삼성 페이 등 연계에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남아 있는 약 37% 수준의 기타 주주 지분 향방에 집중되고 있다. 이 지분이 어디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삼성금융그룹이 매입한 시점 이후 금융사들의 스터디가 모두 끝난 것 같다"며 "비싸도 결국 1위 사업자인 두나무라는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금융권의 움직임은 단순한 거래소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금융 인프라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며 은행 중심의 결제, 송금 네트워크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송금, 신용 대출로도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최근 케이뱅크까지 이 흐름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터넷은행의 합류까지 가시화된 상황이다.
이에 맞서 '리딩뱅크' KB금융 역시 별도의 컨소시엄을 꾸리며 우군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양측 모두 은행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 전략도 가지각색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군불은 미래에셋그룹이 땠다. 지난 2월 미래에셋그룹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지분을 92%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금가(금융-가상자산) 분리 폐지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다만 코빗을 실제 인수하기로 한 미래에셋컨설팅은 '비금융사'라는 점에서 금가분리를 비껴간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달 29일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의 구주와 신주 일부를 인수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지분 구성만 보면 재무적 투자(FI) 수준이지만, 사실상 전략적 투자(SI) 성격이 짙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겸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양사가 향후 제도권 시장과 가상자산 허브 역할을 맡는 곳이 되고 싶다"며 "SI 관점에서 지분 인수를 바라봤다. 펀드와 채권 등 자산의 디지털화 물결에 합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SI 투자 외에도 증권사들의 전략도 차별화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실물자산 토큰화(RWA) 플랫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는 단순 가상자산 거래를 넘어 부동산, 채권, 대체투자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유통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 9.84%를 보유해 3대 주주로 올라선 만큼 토큰화 물결에 보다 쉽게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오는 9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 디지털 지갑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 본부장은 지난 23일 국회 세미나에서 "디지털 월렛을 만들고 있고 MTS에 임베드되는 형태로 9월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용재 본부장은 "당국에 토큰화 대상 확대를 계속 말씀드리고 있다"며 "MMF 토큰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향후 스테이블코인 입법이 될 경우 토큰증권과의 연결 가능성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금가분리 넘을까...공정위 변수
다만 이 같은 '슈퍼앱' 구상에는 규제 장벽이 존재한다. 금융당국은 은행-증권-결제-가상자산 기능이 결합된 초대형 플랫폼에 대해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특정 플랫폼에 금융 기능이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시장 지배력 남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결국 증권사 애플리케이션과 코인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이 합쳐지는 '슈퍼앱'을 구상하고 있을 텐데, 금가분리는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이 기조는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가상자산'을 취급할 때 이를 증권사 앱이나 이를테면 커머셜 앱에서 활용될 경우 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더욱 우려할 것"이라며 "기술적으론 합칠 수 있다고 해도 결국 글로벌적인 자금세탁 방지나 이런 부분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 조사를 비롯해 최근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에 대해서도 공정위가 조사를 착수한 만큼 이 두 사안의 결과에 따라 전통-디지털 금융의 결합 시점이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에서 가상자산으로 결제하는 흐름이 사용자에게 '가상자산 결제'로 인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전 세계적으로 제도 표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실험을 당국이 주도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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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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