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회사 IPO 최대 암초는 '중복상장'···주총·FI 셈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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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IPO 최대 암초는 '중복상장'···주총·FI 셈법 흔들

등록 2026.06.23 15:39

문혜진

  기자

주주동의 방식 놓고 3%룰·MoM 충돌덕산넵코어스·디티에스 주총 먼저 통과FI 지분 재매입에 지주사 할인 해소 분석도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연되면서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다. 거래소 상장심사 통과 여부뿐 아니라 일반주주 동의 방식, 예외 허용 기준, 국회 입법, 기존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처리까지 맞물리면서 자회사 상장을 추진해 온 기업들의 대응 변수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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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지연으로 자회사 IPO 불확실성 지속

거래소 심사, 주주 동의, 예외 기준, 입법 등 다양한 변수 부각

기업들의 상장 추진 전략에 변화 예상

주주보호 쟁점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의결권 제한 3%룰 적용 일반결의 대안 검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은 소수주주 다수결(MoM)만이 충분한 대안 주장

MoM은 일반주주 표만 별도 집계해 거래 정당성 확인

입법 논의

국회에서 중복상장 유인 축소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 논의

상장 지주회사 자회사·손자회사 신규 상장 시 지주회사 의무지분율 50% 유지 추진

지배주주 지배력 확장 억제 목적

숫자 읽기

덕산하이메탈, 임시주총서 자회사 덕산넵코어스 상장 추진 가결(참석률 78%, 찬성률 92%)

다산네트웍스, 자회사 디티에스 상장 승인(발행주식총수 기준 46.5%, 찬성률 90.3%)

SK, SK에코플랜트 FI 지분 1조494억원에 양수, 지분율 66.7%→71.2%

LS전선, LS이브이코리아·LS에코첨단소재 FI 지분 1190억원 규모 재매입

향후 전망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지주회사 할인 해소 기대

자회사 상장 제한 시 모회사 일반주주 가치 유출 우려 완화

구조적 할인율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제도개선 세부 기준을 놓고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초 7월 시행을 목표로 5월 말이나 6월 초 세부 규정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23일 현재 최종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큰 방향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다. 상장 모회사가 지배하는 자회사나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계열사를 추가로 상장하려면 영업 독립성, 경영 독립성,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구조다. 핵심은 기존 사업부를 떼어내 상장하는 쪼개기 상장과 독립 사업 기반을 갖춘 자회사 상장을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주주보호 장치도 쟁점이다. 일각에서는 모회사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3%룰 적용 일반결의가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반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 일각에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사안인 만큼 소수주주 다수결(MoM) 외에는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MoM은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일반주주 표를 별도로 집계해 거래 정당성을 확인하는 절차다.

국회에서도 중복상장 유인을 줄이기 위한 입법 논의가 시작됐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상장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또는 상장 자회사의 손자회사가 신규 상장할 경우 의무지분율을 50%로 유지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을 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50%로 두고 있다. 개정안은 자회사 상장 이후에도 지주회사가 50% 지분율을 유지하도록 해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장 유인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가이드라인 확정 전 주주동의를 먼저 확보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덕산하이메탈은 지난달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자회사 덕산넵코어스 상장 추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전체 지분율 기준 참석률은 78%, 찬성률은 92%였다. 덕산넵코어스는 방산·우주항공 사업을 하는 덕산하이메탈 자회사로, 기존 사업 일부를 떼어낸 상장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산네트웍스도 지난 1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자회사 디티에스 상장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은 발행주식총수의 46.5%, 의결권 행사 주식 수 기준 찬성률 90.3%로 가결됐다. 디티에스 역시 중복상장 논란으로 상장 절차가 지연된 기업으로 꼽혀 왔다. 덕산넵코어스와 디티에스 모두 모회사 주총을 거쳐 주주동의를 확보하면서 향후 거래소 예비심사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대기업 계열에서는 FI 지분 재매입이 대응 사례로 거론된다. FI 지분 재매입은 자회사 IPO 경로가 흔들릴 때 나타날 수 있는 대응 방식이다. 자회사 상장을 전제로 외부 자금이 들어온 경우 IPO는 투자금 회수의 핵심 경로가 된다. 중복상장 제한으로 상장 일정이나 거래 구조가 바뀌면 FI 지분을 모회사나 계열사가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해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커질 수 있다.

SK와 SK에코플랜트는 지난 4월 각각 이사회를 열고 FI가 보유한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전량을 1조494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의했다. SK는 SK에코플랜트 보통주 265만7801주를 1985억원, 전환우선주 31만5386주를 2000억원에 취득했고, SK에코플랜트는 전환우선주 101만7948주를 6509억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SK의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66.7%에서 71.2%로 높아졌다.

LS 계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LS가 에식스솔루션즈, LS MnM, LS이링크, LS에코첨단소재 등의 계열사 상장을 준비해 왔지만 규제 도입으로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올해 1월 자진 철회했다. LS전선은 LS이브이코리아 지분 489억원, LS에코첨단소재 지분 701억원을 FI로부터 되사왔다.

한편 중복상장 규제는 지주회사 할인 해소 요인으로도 거론된다. 중복상장은 모회사 주주와 자회사 주주 간 이해상충 우려를 키워 지주사 할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자회사 상장 제한이 강화되면 모회사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자회사 가치 유출 우려가 줄고, 지주회사 가치평가에는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제도 도입으로 주주 간 이해상충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 등이 해소되면서 구조적으로 할인율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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