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성장 뒤 찾아온 청구서···쿠팡 향한 규제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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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뒤 찾아온 청구서···쿠팡 향한 규제 공세

등록 2026.06.18 05:05

조효정

  기자

총수 지정 변경·역대 최대 과징금 잇따라 직면지배구조부터 개인정보까지 전방위 규제 시험대

고객 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쿠팡 경영 전반까지 번지며 '탈팡'(플랫폼 탈퇴) 움직임과 최대 1조 원대 과징금·집단소송·신뢰도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 등 대규모 재무·평판 리스크 우려가 커진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가 적신호 뒤로 보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고객 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쿠팡 경영 전반까지 번지며 '탈팡'(플랫폼 탈퇴) 움직임과 최대 1조 원대 과징금·집단소송·신뢰도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 등 대규모 재무·평판 리스크 우려가 커진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가 적신호 뒤로 보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쿠팡이 지배구조와 개인정보 관리 문제를 둘러싸고 잇따라 규제 당국의 검증대에 오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 변경 논란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 부과가 맞물리면서다.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회사의 책임 체계를 둘러싼 규제 당국의 시선이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동일인 지정 변경 처분 집행정지 신청 심문을 지난 16일 진행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4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했다. 동일인은 대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체를 뜻한다. 계열사 공시와 친족 관련 규제, 사익편취 규제 적용의 기준이 되는 핵심 개념이다.

공정위는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씨가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자연인 동일인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쿠팡은 수년간 유지돼 온 판단을 특별한 사정 변경 없이 뒤집은 결정이라며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동일인 지정 여부를 넘어 외국계 기업집단에 대한 국내 규제 적용 기준을 둘러싼 시험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은 미국 델라웨어주에 본사를 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다. 국내 사업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법적으로는 미국 기업에 해당한다. 김 의장 역시 미국 시민권자다.

공정위는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쿠팡은 외국계 기업집단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동일인 지정이 확정될 경우 김 의장이 대기업집단 규제 체계상 공식적인 책임 주체가 되는 만큼 의미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공시 의무와 친족 관련 규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그동안 법인을 동일인으로 인정받아 온 쿠팡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도 심문 과정에서 공정위의 판단 변경 근거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특히 "현장점검 후 처분이 바뀐 근거가 와닿지 않는다"며 김유석 씨의 경영 참여를 새롭게 판단하게 된 배경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집행정지 결정이 향후 본안 소송의 향방을 가늠할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을 둘러싼 규제 이슈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 총 6249억2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국내 개인정보 분야에서 부과된 과징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개인정보위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타사 온라인 활동기록 수집, 경찰청 출입기자단 개인정보 무단 수집 등을 주요 위반 사항으로 지목했다. 과징금은 사고 발생 직전 3개년 평균 매출 약 30조원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재가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관리 책임에 대한 규제 수위가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플랫폼 기업이 져야 할 책임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회사 측 소명과 사고 이후 개선 조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과징금 규모가 워낙 큰 만큼 향후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동일인 지정 논란과 개인정보위 제재를 별개의 사건으로 보면서도 공통적으로 쿠팡의 책임 체계를 겨냥한 조치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동일인 지정은 김범석 의장의 지배력과 책임 범위를, 개인정보위 제재는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관리 책임을 각각 묻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결국 창업자와 기업이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규제 당국의 문제 제기라는 분석이다.

쿠팡은 최근 수년간 실적 개선과 사업 확장을 이어오며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제는 성장 전략 못지않게 규제 대응 역량이 중요한 경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일인 지정과 개인정보 과징금은 서로 다른 규제 영역의 사안이지만 결국 기업의 책임 체계와 연결된 문제"라며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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