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1000원 이하' 먹거리 경쟁··· 대형마트, 초저가 PB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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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이하' 먹거리 경쟁··· 대형마트, 초저가 PB로 승부수

등록 2026.06.13 08:00

조효정

  기자

신선식품·생활용품 가격 파괴유통 벤더 생략, 경쟁력 확보고객 방문 주기·체류 시간 증가

사진=홈플러스사진=홈플러스

대형마트 업계가 자체 브랜드(PB)의 가격을 낮춘 초저가 상품군을 일제히 늘리고 있다.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하고 온라인 커머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자 필수 식재료와 생필품 가격을 1000원 이하로 책정해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마진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형마트의 본업인 장보기 수요를 사수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제조업체 브랜드(NB) 상품 대비 가격이 20%에서 50%까지 저렴한 초저가 PB 라인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과거 가공식품이나 제과류에 집중되었던 PB 상품 영역은 최근 가계 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 일용잡화, 주방용품 등 생활 필수품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롯데마트는 가격 민감도가 가장 높은 1000원 이하 초저가 상품군을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1000원 이하 PB 상품 수는 2024년 기준 45개였으나, 2026년 6월 현재 90개로 두 배 증가했다. 기존의 생수, 음료, 제과류 중심의 구성에서 탈피해 최근에는 규격화가 어려운 신선식품과 소모성 생필품까지 해당 가격대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롯데마트는 전용 PB인 '오늘좋은'을 통해 '오늘좋은 숙주나물(380g)'을 980원에 출시했다. 일반 NB 상품 대비 반값 수준이다. 오는 25일부터는 '오늘좋은 순두부'를 69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미용티슈, 위생백 등 가정 내 사용 빈도가 높은 소모품을 1000원 이하 기획 상품으로 공급하고 있다.

초저가 전략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6월 8일까지 롯데마트의 1000원 이하 PB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늘었다. 고물가로 인해 브랜드 인지도보다 가격 대성비를 우선시하는 소비 행태가 정착된 결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자체 가성비 특화 브랜드인 '심플러스(Simplus)'의 품목을 다각화하며 맞불을 놨다. 홈플러스는 마케팅 비용과 포장재 비용을 줄여 상품을 초저가로 발굴하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는 '심플러스 아메리카노'와 '심플러스 카페라떼' 등 컵커피 제품을 각각 1000원에 공급하고 있다. 편의점이나 일반 NB 상품 대비 5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심플러스 통깔콘'을 비롯한 자체 스낵류도 1000원대 가격을 유지하며 가공식품 전반의 가격 지지선을 구축했다.

계절적 수요를 반영한 단기 행사 상품도 구체적인 품목명을 명시해 가격을 낮췄다. 홈플러스는 오는 17일까지 여름철 수요가 급증하는 '심플러스 동치미 물냉면', '심플러스 함흥 비빔냉면', '심플러스 메밀소바' 3종을 각각 349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 원을 웃도기에 가구당 식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대형마트 업계가 이처럼 초저가 PB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유통 시장의 주도권 변화와 관련이 깊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물류 공세와 초저가 마케팅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방문객 수가 감소하자, 마트만이 가진 신선식품 공급망과 대량 매입 능력을 극대화해 집객 효과를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PB 상품은 제조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고 중간 유통 벤더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물류비와 대리점 마진을 절감할 수 있다. 마트 입장에서는 일반 NB 상품보다 마진율이 높고, 소비자에게는 더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제안할 수 있어 양측의 수요가 부합한다. 마트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독점 상품을 늘려 고객의 방문 주기와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생필품을 구매할 때 가격 요소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며 "제조 공정 효율화와 직소싱을 통해 가격을 낮춘 PB 상품 공급을 지속해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의 초저가 마케팅 경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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