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례 근거로 노동자 성과 분배 촉구금융권 내 사회적 비판 및 수익 구조 우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이 촉발한 '이익 공유' 요구의 불길이 금융권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지난달 열린 산별중앙교섭에서 임금 8% 인상, 주 4.5일제 도입,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금융노조는 "최근 이익을 낸 산업에서 노동자들이 그 성과를 정당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며 "금융산업 역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그 성과를 만들어낸 노동자들의 기여가 임금에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고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명시한 삼성전자 사례를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금융산업의 막대한 이익을 노동자에게 배분하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현재 금융권을 향한 정부의 생산적·포용 금융 압박과 은행권의 수익 창출 과정을 고려할 때 노조의 요구는 공감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
금융권의 막대한 이익은 기술 혁신이나 글로벌 시장 개척의 결과물이 아니라, 고금리 기조 속 예대마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도 '이자 장사'라는 사회적 비판을 항상 받아왔다. 정부가 은행에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 확대 압박을 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반도체 산업과 정부 인허가에 기반한 내수 규제 산업이자 공적 성격이 짙은 은행권은 산업 성격도 완전히 다르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은행의 이익을 노동자만의 기여로 돌리며 성과급 확대 요구에 나설 경우 사회적 비난 여론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과거 많은 이익을 낸 은행들이 성과급·퇴직금 잔치를 벌이며 논란을 빚었던 만큼, 사측으로서는 이번 노조의 요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시중은행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억대 수준인 가운데 노조가 '정당한 성과 공유'를 요구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집단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등 제조업은 맨땅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는 구조지만 금융업은 인허가 사업인 만큼 경쟁이 제한적"이라며 "더욱이 예대마진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와중에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오히려 금융권의 이미지를 훼손할까 우려된다. 은행원은 포용금융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노동조합의 요구는 존중 받아야 한다. 단, 산업의 구조와 수익 창출 방식 등이 전혀 다른 삼성전자의 사례를 끌어와 이익 공유의 근거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 금융노조는 지금 자신들이 누리는 이익의 원천이 어디에 기반하고 있는지, 그리고 정부와 사회가 왜 금융권에 매번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