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할인보다 강한 건 팬덤···유통업계 'IP 쟁탈전'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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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보다 강한 건 팬덤···유통업계 'IP 쟁탈전' 이유 있었다

등록 2026.06.07 06:02

선다혜

  기자

'고물가·소비 침체'···가격 할인만으론 한계 봉착 키덜트 트렌드, 20~30대 중심 '한정판 굿즈' 인기

CU 포켓몬 카드팩 사진=CUCU 포켓몬 카드팩 사진=CU

고물가와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가격 할인만으로는 고객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캐릭터와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팬덤 확보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U가 지난달 출시한 포켓몬 카드팩 4종은 출시 사흘 만에 25만 개가 판매됐다. 포켓몬 카드 5장이 랜덤으로 들어 있는 상품으로 약 26만5000팩 한정 수량 가운데 96%가 소진된 것이다. 같은 기간 포켓CU 앱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도 포켓몬빵과 포켓몬 카드 관련 검색어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GS25가 지난달 선보인 캐릭터 협업 상품 '몬치치 두바이하트초코틴' 역시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 20만 개가 모두 판매됐다. 글로벌 인기 캐릭터 몬치치와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 틴케이스 키링을 결합한 상품으로 최근 틴케이스를 활용해 간식 보관함을 꾸미는 '스낵틴' 트렌드를 반영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4월 진행한 '럭키 세븐 페스타'를 통해 산리오캐릭터즈 협업 굿즈를 선보이며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패션·뷰티 업계 역시 IP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산리오캐릭터즈와 포켓몬 등 인기 캐릭터 협업 상품과 팝업스토어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유니클로는 진격의 거인과 포켓몬 등 글로벌 인기 콘텐츠를 활용한 UT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스파오는 짱구는 못말려와 해리포터 등 인기 IP 협업 상품을 출시하며 팬덤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소비 트렌드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 캐릭터 상품의 주요 소비층이 어린이였다면 최근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한 '키덜트(Kidult)' 소비가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어린 시절 즐겼던 캐릭터에 대한 향수가 소비로 이어지면서 캐릭터 IP의 영향력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가 IP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할인 경쟁이 일상화되면서 가격 할인만으로는 고객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진 반면 기업들의 수익성 부담은 커졌다.

반면 인기 IP는 소비자의 자발적인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한정판 굿즈와 협업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을 찾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상품 자체의 기능이나 가격보다 IP가 보유한 팬덤과 세계관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실제로 인기 캐릭터를 적용한 한정판 상품은 일반 제품보다 높은 판매 성과를 기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IP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격이 고객을 움직였다면 이제는 팬덤이 고객을 움직이는 시대"라며 "인기 IP는 신규 고객 유입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는 물론 고객의 자발적인 방문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마케팅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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