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 자산 순위 회복 과제사모펀드 출신 CEO로 기업가치 제고 신호탄40년 경력 글로벌 금융 전문가 영입
페퍼저축은행이 약 13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장기 적자와 자산 순위 하락 등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새 수장이 경영 정상화를 이끌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데이비드 유 드레이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2029년 4월 30일까지로, 2013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장매튜 전 대표 이후 약 13년 만의 최고경영자 교체다. 장 전 대표는 당초 임기를 약 2년 6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달 사임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사모펀드(PEF) 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가 2대 주주로 올라선 이후 진행된 지배구조 변화와 이번 교체가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임 수장으로 낙점된 드레이크 대표는 1960년생으로 사모펀드 등 글로벌 금융권에서 40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미국 워싱턴대 MBA 출신으로 콘티넨털은행, GE캐피탈, 신세이은행 등 글로벌 금융사를 거쳤으며 터니언 캐피탈 매니지먼트, EKA 어드바이저리 아시아, 싱가포르 투자은행 부스테드 웨이브프론트 등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 국내 정서에도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페퍼저축은행은 자산 감소와 적자 누적, 내부통제 등 복합적인 경영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외형 회복을 통한 자산 순위 회복은 시급한 과제다. 지속적인 자산 감소로 지난해에는 '10대 저축은행' 타이틀마저 반납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2년 업계 자산 5위에서 2023년 6위, 2024년 7위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자산 규모로 보면 지난해 말 2조2565억 원으로 전년 말(2조8914억 원) 대비 약 22% 감소했다.
수익성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이후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며, 지난해 순손실은 555억 원으로 전년(961억 원) 대비 줄었지만 적자 구조는 지속되고 있다. 고금리 환경 속 부실자산 증가와 대출자산 축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손실 폭 축소는 희망퇴직, 조직 개편, 대출채권 매각 등 구조조정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건전성 지표는 전년 대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여전히 업계 평균을 웃돌아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NPL비율은 10.6%로 전년보다 3.58%포인트 하락했으나 업권 평균(8.43%)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연체율은 6.14%로 개선되며 업권 평균(6.04%)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서는 예산 집행 통제 미흡, 배당정책 비합리성, 임원 성과평가 기준의 객관성 부족 등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유의사항 11건 등 조치를 받으며 내부통제 강화도 과제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페퍼저축은행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태료 10억60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또 임원 1명 문책경고, 퇴직 임원 1명 견책 상당 조치 등도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드레이크 신임 대표가 사모펀드 등 금융권에서 약 40년 경력을 쌓은 전문가라는 점에서 지난해 무산된 매각 작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OK금융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가격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된 만큼 신임 대표 체제에서 기업가치 제고가 본격화될 경우 재차 매각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드레이크 대표 선임이 매각과는 무관하다"라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페퍼저축은행은 당분간 내부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비핵심 자산 매각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손실 규모도 줄어들며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라며 "내부 체질 개선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세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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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은서 기자
eun96@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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