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이어 UAE까지···금 가는 OPEC 결속력공급 확대에 국제유가 하락·인플레이션 완화 기대
세계 10대 산유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가 다음달 1일부로 OPEC과 OPEC+에서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에너지 시장과 국내외 경제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매체에 따르면 UAE 국영 통신사 WAM은 "이번 결정은 아랍에미리트의 장기적인 전략적·경제적 비전과 국내 에너지 생산에 대한 투자 가속화를 포함한 에너지 부문 발전 방향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OPEC 가입국들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의 산유량 결정에 맞춰 생산량을 유지해야 했다. UAE의 실제 생산량은 300만~350만 배럴 수준에 묶여 있었다.
UAE는 OPEC 탈퇴 뒤 원유를 증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하일 무함마드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 장관은 로이터 통신에 "OPEC과 OPEC+를 탈퇴함으로써 이들 그룹이 부과하는 (산유량) 의무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에너지 문제로 긴장 관계를 계속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을 통해 고유가를 유지하여 국가 재정을 충당하려는 입장이지만, UAE는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 단가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데 방점을 두어 왔다.
이번 탈퇴 결정은 UAE가 OPEC의 집단 감산 체제에서 벗어나 자국 중심의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UAE의 탈퇴 발표에도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2.68% 오른 배럴당 111.13달러를 기록하며 3주 만에 최고치로 거래됐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3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 2024년 앙골라에 이어 핵심 회원국인 UAE까지 탈퇴하면서 60년간 OPEC이 주도해 온 글로벌 석유 카르텔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진정되고 UAE가 제약 없이 원유를 생산하게 되면 현재 하루 약 300~350만 배럴 수준인 생산량을 단기간 내에 400만 배럴 이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시장에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제조·물류 비용을 낮춰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일 수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유가 하락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물론, 전기료·공공요금 인상 압박이 줄어 소비자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 이밖에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업계의 제조 원가가 낮아져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워렌 패터슨, 에바 만테이 ING 은행 원자재 전략가는 "UAE의 OPEC 탈퇴는 석유 생산량을 증가시킬 것"이며 "UAE는 최근 몇 년간 OPEC 생산 할당량으로 인해 잠재 생산량에 훨씬 못 미치는 생산량을 기록하며 좌절감을 느껴왔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어 "공급 조치를 통해 세계 원유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OPEC의 역량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이언 제이콥슨 아넥스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UAE의 탈퇴는 어려운 시기에 카르텔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다"며 "UAE는 OPEC에서 세 번째로 큰 산유국이지만 할당량은 생산 능력에 훨씬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의 반응은 미미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OPEC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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