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생산적 금융' 속도내는 은행권···중소법인 연체율 '1%'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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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 금융' 속도내는 은행권···중소법인 연체율 '1%' 속앓이

등록 2026.04.18 18:01

김다정

  기자

중소기업 대출 6조원 넘게 늘었지만 부실 위험도 '최고조'2월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치···중소법인 연체율 1.02% '비상'기업금융 본궤도 올랐지만···연체율 급등에 '옥석 가리기' 시험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생산적 금융 전환의 원년을 맞아 은행권의 자금이 기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정책 기조 속에서 기업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건전성'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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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생산적 금융 전환 정책에 따라 은행권 기업대출이 빠르게 증가

가계대출은 감소세 보임

중소기업 대출이 전체 기업대출 증가를 주도

숫자 읽기

5대 시중은행 기업대출 잔액 859조7737억원

3개월 새 15조원(1.8%) 증가

중소기업 대출 680조7618억원, 전년 대비 6조원 이상 증가

현재 상황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0.92%로 대기업(0.19%) 대비 크게 높음

중소법인 연체율 1.02%로 1%대 돌파

국내은행 전체 연체율 0.62%, 10년 만에 최고치 기록

어떤 의미

고금리·경기침체 속 중소기업 부실 위험 급증

은행권, 건전성 관리 위해 우량 대기업 대출로 쏠림 현상 심화

중소기업 금융지원 사각지대 우려 커짐

주목해야 할 것

생산적 금융 성공 위해 정교한 리스크 관리 필요

은행의 옥석 가리기 역량과 인센티브 체계 중요

정책적 보완과 능동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전문가 지적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859조77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불과 세 달만에 15조483억원(1.8%)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767조6781억원에서 765조7290억원으로 1조9491억원(0.3%) 감소하며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이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규제와 동시에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은행권의 기업금융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가계대출 위주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수익성 체질 변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 시중은행들이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환율·유가 급등, 공급망 재편 등 복합 위기 속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680조761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조3356억원 이상 늘어나며 생산적 금융의 '핵심 축'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전체 중소기업 대출이 9632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통상 3월은 은행권이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을 조정하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2월 말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3월에도 중소기업 대출은 2조179억원 증가했다. 전년 3월엔 8682억원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제는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커질수록 부실 위험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은행 연체율이 2월 기준 0.62%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월말(0.56%) 대비 0.06%p(포인트), 전년 동월말 0.58%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전체 연체율 상승은 기업대출이 이끌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2%로 대기업대출 연체율(0.19%)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중소기업 중 중소법인 연체율은 1.02%로 9개월 만에 심리적·물리적 마지노선인 1%대를 돌파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78%로 전월말 대비 0.07%p 상승했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연체율이 1%를 넘어서면 건전성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신호'로 간주한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생산적 금융이라는 명목으로 자금을 수혈받은 중소법인들은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법인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내외 불안요인에 따른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 내부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요구대로 기업대출은 늘려야 하지만, 연체율 관리를 위해선 결국 '우량 차주' 위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현대차·한화·LIG 등 대기업과 잇따라 협약을 맺으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기업 대출을 빠르게 늘리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대기업 대출 잔액이 5.12% 증가하는 사이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은 0.94%에 그쳤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정작 금융 지원이 절실한 중소기업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금융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드라이브와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정책적 보완과 은행의 능동적인 리스크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생산적 금융의 성공 여부가 은행의 '옥석 가리기' 역량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기업대출 규모를 키우는 양적 팽창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미래 가치를 정확히 측정하는 리스크 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생산적 금융은 단순히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감수할 만한 위험인지 선별하는 역량에 달려 있다"며 "개별 대출담당자 수준에서 은행 전체 수준까지 여러 차원에서 선별 노력에 따른 적절한 보상과 패널티가 이뤄져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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