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멤버십 미가입자 무료배송 기준 엄격 적용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고객 감소묶음 배송·AI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효율 최적화
25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 매출은 49조11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년 연속 흑자 기조도 이어갔다.
다만 4분기에는 흐름이 꺾였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전환됐다. 활성 고객 수 역시 전 분기보다 약 10만 명 줄었다.
이 같은 실적 둔화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전 직원의 무단 접근으로 3300만 개 고객 계정 정보가 노출되면서 이용자 이탈이 이어졌고, 이는 4분기 실적과 지표에 반영됐다.
쿠팡은 이에 대응해 수익성 중심 정책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료배송 기준을 강화했다. 다음 달 중순부터 와우 멤버십 미가입 회원은 할인 전 판매가가 아닌 최종 결제 금액 기준으로 1만9800원을 넘어야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판매가 기준으로 조건을 충족하면 할인 적용 후 결제 금액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도 무료배송이 가능했다. 쿠팡은 일부 판매자가 판매가를 높게 설정한 뒤 할인율을 적용해 무료배송 기준을 맞추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물류 구조 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상품 주문 시 재고를 기반으로 출고를 묶는 '묶음 배송' 최적화 알고리즘 특허를 출원했다. 최소한의 물류센터에서 한 번에 출고하는 방식으로, 물류 동선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시도다.
이 과정에서 배송 속도는 일부 조정될 수 있다. 대신 할인이나 리워드 등 보상 방안을 제공하는 모델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의 '노 러시 쉬핑'과 유사한 방식으로, 속도 대신 효율을 택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러현 시도들을 수익성 개선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료배송 기준이 강화되면 소비자는 금액을 맞추기 위해 추가 구매를 하게 되고, 판매자는 묶음 상품 구성을 늘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객단가 상승과 수수료 확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일반 회원의 무료배송 부담이 커지면서 와우 멤버십 가입 유도 효과도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무료배송 기준 강화가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경우 이용자 이탈 등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이번 정책 변경을 두고 "정보 유출 사태 이후 발생한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라며 "무료배송 기준 상향은 사실상 와우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장치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쿠팡이 비용 구조 조정과 동시에 물류 기술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변화의 성격을 단순한 가격 전가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쿠팡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자체 AI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물류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고 관리와 작업 배치, 배송 경로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하고 있다.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물류센터로 유입되는 물량을 사전에 예측하고 하역장 운영을 조정함으로써 병목 현상을 줄이고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물류센터 내부 역시 자동화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무인운반로봇(AGV)을 활용해 작업자가 이동하는 구조를 줄였고, 소팅 봇을 통해 배송지별 분류 작업을 자동화했다. 여기에 빅데이터 기반 '랜덤 스토우' 시스템을 적용해 상품을 무작위로 배치하되 작업 동선을 최적화하고, 주문을 실시간으로 처리해 물류 지연과 취소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기존의 속도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비용 구조 관리 단계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빠른 배송과 혜택으로 시장을 확대했다면, 이제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관리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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