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볼보, 美 접고 韓 밀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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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美 접고 韓 밀었다 왜?

등록 2026.03.19 11:54

권지용

  기자

볼보 EXE0, 관세·보조금 제외에 미국서 단종···출시 2년만한국서 761만원 인하, 수입 전기차-국산차 경쟁 본격화

볼보 EX30.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볼보 EX30.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볼보 소형 전기 SUV EX30이 미국에서 출시 2년 만에 단종한다. 가파르게 높아진 관세 장벽과 보조금 제외라는 이중고를 버티지 못한 결과다. 반면 한국에서는 본사 차원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정반대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2026년형 모델을 끝으로 EX30 및 EX30 크로스컨트리(CC)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2025년형 모델로 미국 땅을 밟은 지 불과 2년 만에 단기 단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당초 볼보는 중국 청두 공장에서 생산하던 EX30을 벨기에 겐트 공장으로 돌려 우회 수출을 노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유럽산 수입차에 부과하는 25%의 높은 관세를 유지한 데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연방 세액 공제 대상에서도 제외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 시장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현지에서는 대형 SUV와 픽업트럭 중심의 수요 구조가 견고한 데다, 소형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EX30과 같은 엔트리급 전기 SUV의 입지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 볼보 딜러사는 오는 3월 20일까지만 주문을 받고, 올여름 생산분을 마지막으로 공급이 중단될 예정이다.

반면 한국 시장에서는 기류가 확연히 다르다. 이례적인 수준의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며 정면 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본사 협의를 거쳐 EX30 국내 판매가를 트림별로 최대 761만원 이상 낮추는 방안을 확정했다.

구체적으로 하위 트림인 코어는 기존 4752만원에서 3991만원으로 761만원 낮아졌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진다. 상위 트림인 울트라도 700만원 낮춘 4479만원에 판매한다. 수입 전기 SUV가 국산 전기차와 직접 가격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EX30은 지난해 국내 출시 초기 높은 관심을 끌었지만, 가격 부담이 발목을 잡으며 판매는 기대에 못 미쳤다. 실제로 월평균 판매량은 100대에도 미치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왔다. 브랜드 주력 모델인 XC60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그러나 분위기는 가격 인하 직후 급변했다. 판매가를 대폭 낮춘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1000대가 넘는 계약이 몰리면서 반등 신호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 장벽이 해소되자 대기 수요가 빠르게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한적인 공급 물량과 높은 가격 장벽이 판매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단순 프로모션이 아닌 가격 정책 조정인 만큼 판매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은 "미국 시장의 단종 결정은 현지 관세 및 정책적 요인에 따른 특수한 상황"이라며 "한국 시장에서는 현재 수립된 가격 인하 정책과 판매 로드맵을 변동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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