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 출자 구조와 선진 거버넌스 논쟁정치권·학계, 기간산업 보호와 기술 유출 우려

금융투자업계와 일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CIC는 MBK 6호 펀드에 약 4000~5000억원을 출자한 핵심 유한책임사원(LP)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는 해당 펀드 약정액의 약 5%에 해당하는 비중으로 추산된다. 특히 MBK는 2024년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당시 조달한 브릿지론 일부를 펀드 캐피탈콜 자금으로 상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국내 기관들의 출자가 소극적인 상황에서 CIC 등 해외 LP 비중이 커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CIC는 과거 자회사를 통해 캐나다 광산기업 텍리소스(Teck Resource)에 15억달러를 출자해 지분 1억주를 취득한 바 있다. 2017년 지분 일부를 처분했으나 현재도 2700만주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텍리소스는 고려아연이 원료를 공급받는 주요 아연 정광 조달처 중 하나다. 이에 업계에서는 CIC가 텍리소스와 MBK파트너스를 통해 글로벌 핵심광물 밸류체인 전반에 우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학계에서도 안보 리스크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고려아연이 중국계 자본과 관련된 사모펀드에 넘어갈 경우 기술 유출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중국 자본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학계에서는 투자금 회수가 목적인 사모펀드의 특성상 향후 고려아연의 중국계 기업 매각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러한 일부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자 MBK 측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강하게 반박했다. CIC의 출자 비중은 MBK 6호 펀드 전체 약정의 5%에 불과하며, 나머지 95%는 각국 연기금 및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입장이다. 또 CIC는 MBK뿐 아니라 블랙스톤, 칼라일, KKR 등 글로벌 최상위 PE들의 펀드에 출자해 온 글로벌 기관투자자라며,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가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MBK 관계자는 "거버넌스 실패 문제와 여러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다른 쟁점으로 전환하려는 논점 흐리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출자자 지분을 근거로 펀드 전체의 성격을 특정 국가와 연결 짓는 것은 몰이해라기보다는 시장의 판단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려는 시도"라며 "이러한 논리라면 해외 기관투자자가 주주로 참여한 국내 상장사 역시 모두 안보 논란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거 CIC의 투자와 고려아연에 대한 투자는 파급력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려아연의 경우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의 '경영권'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CIC가 국내 다수 기업에 투자하기는 했으나, 경영권과 직접 관련된 사례에 자금을 투입한 고려아연의 사례와는 다른 면이 있다"며 "곧 있을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의 주요 이슈 중 하나가 '국가 기간산업의 영속성'과 '거버넌스 선진화'인데, 이를 고려하면 MBK 펀드 내의 CIC 자금이 주주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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