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힘 실리는 은행 중심 구조···설 자리 잃은 기업계 카드사

금융 카드 카드사 스테이블코인 대응②

힘 실리는 은행 중심 구조···설 자리 잃은 기업계 카드사

등록 2026.03.11 07:02

이은서

  기자

은행 중심 컨소시엄, 계열 카드사에 수혜 예상 기업계 카드사, 컨소시엄 불참시 입지 좁아져향후 수수료 구조에서는 기업계 카드사 더 유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여당안이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기업계 카드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의 핵심 쟁점인 '은행 중심 컨소시엄(50%+1주)' 방식이 현실화될 경우 은행계 카드사는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일부 기업계 카드사의 시장 내 입지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해당 구조로 인해 은행계 카드사가 먼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기업계 카드사도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는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은 당정 간 이견으로 일정이 지연됐으나 이번 주 내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TF와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기존 은행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화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에서는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 지분의 '50%+1주'를 보유하는 방안인 '51%룰'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주장해온 은행 중심 컨소시엄은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는 우수하나, 혁신적인 서비스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은행 중심 컨소시엄이 확정될 경우 향후 스테이블코인 사업 결제 인프라 선점 경쟁에서 은행계 카드사는 은행과 결제 인프라를 공유하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이 발행을 주도하고 카드사가 결제·유통 역할을 맡는 구조가 형성되면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구축 과정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기업계 카드사는 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으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현재 기업계 카드사 4곳 중 현대카드, 롯데카드, BC카드 등 3곳은 아직 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하게 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진 곳은 삼성카드다. 삼성카드는 KB국민은행, 토스 등과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계 카드사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 방안이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업계 카드사 한 관계자는 "은행이 보유한 지분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카드사 외에도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주체가 나눠 가지고 있어 은행계 카드사조차 지분이 작다"라며 "따라서 기업계 카드사는 처음부터 경쟁 선상에서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기업계 카드사는 컨소시엄 참여 구조인 만큼 성패는 결국 시장 진입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봤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이 현실화될 경우 당장 선순위로 거론되지 않더라도 기업계 카드사라고 해서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가 발행 주체가 아니라면 시장 진입의 관건은 컨소시엄 참여 여부"라면서 "국민은행이 삼성카드와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기업계도 자사만의 강점으로 컨소시엄 참여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관련 전문가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 방안으로 인해 은행계 카드사가 먼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초기에는 은행계 카드사가 결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지만 향후 수수료 구조에서는 기업계 카드사가 수익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향후 기업계 카드사까지 시장에 진입하면 은행 계좌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고, 은행 수수료 부담이 줄어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기업계 카드사들은 보다 자유롭게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어 성장 잠재력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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