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샐러리맨 신화' 윤윤수 미스토홀딩스 명예회장 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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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신화' 윤윤수 미스토홀딩스 명예회장 추대

등록 2026.02.26 10:42

양미정

  기자

역대급 인수합병과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윤근창 대표 중심 새경영 패러다임 도입윤 명예회장, 장기 성장 전략 조언 지속 예정

윤윤수 명예회장. 사진=미스토홀딩스윤윤수 명예회장. 사진=미스토홀딩스

미스토홀딩스가 창업주 윤윤수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 윤근창 대표 체제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재정비와 장기 전략 고도화에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명예회장 추대는 미스토 그룹 창업주이자 '샐러리맨 신화'로 불려온 윤윤수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는 동시에, 리더십 체계를 정비해 경영 연속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오너 일가가 아닌 직원 출신으로 출발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본사를 인수하고, 국내 패션업계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그는 향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앞으로 자문 역할을 맡게 된다.

윤윤수 명예회장은 미스토홀딩스(구 휠라홀딩스)의 창업주로, 세계 1위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Titleist)·풋조이(FootJoy)를 보유한 아쿠쉬네트(Acushnet Company)와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현재 그룹 연 매출은 4조5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패션기업이 글로벌 본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완성하고, 초대형 크로스보더 M&A를 연이어 성사시킨 사례는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의 이력은 '샐러리맨 신화'로 요약된다. 서울고 졸업 후 재수·삼수를 거쳐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대학 시절 카투사(KATUSA) 복무 경험을 통해 영어 역량과 글로벌 감각을 키웠다. 이후 미국 유통업체 JC페니(JC Penney)와 화승 등에서 유통·수출 실무를 쌓으며 현장 경험을 축적했다. 오너 일가가 아닌 월급쟁이 출신이 자본을 동원해 글로벌 브랜드 지배권을 확보한 경로 자체가 한국 기업사에서 드문 사례로 꼽힌다.

그는 1991년 휠라코리아를 설립, 당시 라이선스 형태로 운영되던 브랜드를 직접 경영 체제로 전환한 뒤 4년 만에 매출을 20배 이상 확대하며 전 세계 지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2005년에는 경영진이 회사를 인수하는 MBO(Management Buy-Out) 방식으로 한국 법인을 독립시켰고, 2007년에는 차입매수(LBO) 구조를 활용해 글로벌 휠라 상표권을 확보했다. 국내 법인이 글로벌 본사를 보유하는 '역(逆)인수' 구조를 완성한 이 거래는 당시 업계에서 "꼬리가 몸통을 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단행한 아쿠쉬네트 인수는 정점으로 꼽힌다.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보유한 세계 1위 골프 브랜드를 편입한 이 딜은 국내 패션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크로스보더 M&A로 기록됐다. 외신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상징성이 컸다. 이후 윤 명예회장은 아쿠쉬네트 이사회 의장으로 재임하며 공·클럽 중심의 비즈니스에 의류 카테고리를 접목하는 전략을 추진했고, 2013년 한국 시장에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을 론칭하며 골프웨어 시장을 확장했다. 단일 브랜드 중심 기업을 글로벌 브랜드 그룹 체제로 전환한 변화의 핵심 축이었다.

이번 명예회장 추대는 창업주의 상징성을 유지하되, 실질 경영은 윤근창 대표 중심으로 일원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대표는 2007년 미스토USA(옛 휠라USA) 입사 후 북미법인 CFO, 국내 전략기획 및 풋웨어 사업 총괄 등을 거쳤다. 미국 사업 턴어라운드, 중국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 '코트디럭스'·'디스럽터2' 등 히트 상품 출시를 주도하며 브랜드 재도약을 이끌었다. 2020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고, 2025년 사명 변경을 통해 지주 중심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을 명확히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샐러리맨 신화'로 상징되는 창업 1세대 리더십에서, 조직 중심의 체계적 경영 체제로 넘어가는 분기점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M&A로 체질을 바꾼 1세대의 도전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면, 2세대 경영진에게는 브랜드 경쟁력 유지와 수익성 관리, 지배구조 선진화라는 과제가 남았다는 분석이다.

미스토홀딩스는 "윤윤수 명예회장은 창업가이자 경영자로서 한국 M&A 역사에 상징적인 이정표를 세운 인물"이라며 "그가 구축한 혁신과 도전의 기업가 정신은 앞으로도 그룹의 핵심 가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근창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이번 체제 전환은 경영 연속성과 기업 지속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리더십 이양"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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