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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상속세율 과해"···가업 승계가 罪인 나라

금융 금융일반 창간 12주년 특집|한국경제, 누가 가로막나

"상속세율 과해"···가업 승계가 罪인 나라

등록 2024.11.05 07:43

수정 2024.11.05 07:52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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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제도 필요하지만···현행 제도 '부정적' 입장 55%'높은 상속세율→기업 경영권 위축' 주장에 61% 동의MZ세대 10명 중 7명 "상속세율 제도 개선 필요하다"

편집자주
제조업과 첨단산업을 불문하고 세계 경제를 주도했던 대한민국이 정체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현장의 활기가 떨어지고, 저성장과 경제적 불확실성만 깊어집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강대국의 자국우선주의는 지정학적 위기를 고조시킵니다.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 치고 나가기 보다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새로운 돌발변수에 대비 중입니다.

하지만 위기가 가중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번 창간기획 '한국경제의 미래, 누가 가로막는가'는 그 중에서도 규제개혁을 조명합니다. 우리 사회가 왜 낡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놓치고 있는 기회들을 탐구했습니다. 뉴스웨이는 20~40대 205명에게 물었습니다. 기업과 정부,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규제의 본질을 재평가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탈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을 구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가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되찾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그 과정을 전문가들과 함께 냉철히 분석했습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갈 미래 세대의 10명 중 7명은 현행 상속세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의 집중을 완화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상속세율로 인해 투자 심리를 위축하고 혁신을 가속하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성장을 제약한다는 것이다.

MZ세대 "상속세 제도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상속세율로 경제 위축 우려"


뉴스웨이가 창간 12주년을 맞아 MZ세대 205명을 대상으로 상속세 제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제도 자체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현행 상속 제도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조사 결과를 톺아보면, 상속세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미래 세대는 55%로 절반이 넘었다. 반면 상속세 필요성에 대해 묻는 말에는 63%가('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49.3%, '매우 필요하다' 13.7%)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즉 미래 세대 3명 중 2명은 상속제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배경으로는 '부의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156개 중 96개로 가장 많았다. 비슷한 맥락으로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답도 87개로 집계됐다. 세수 확보를 위해서라는 이유도 84개로 높은 수준이었다. 대부분 미래 세대가 상속세 자체는 사회적인 격차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인식하는 셈이다.

상속세 제도에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재의 방식에 불만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온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상속세율'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실제 이번 조사 결과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평가한 이들은 61.9%에 달했다. 현재 수준으로 '적당하다'라고 답한 비율이 27.3%,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10.8%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현행 상속세는 5억원을 일괄 공제한 후 최대 50%(30억원 초과)의 상속세율을 적용한다. 10억원에서 30억원 이하는 40%, 5억원에서 10억원 이하는 30%, 1억원에서 5억원 이하는 20%, 1억원 이하는 10%의 상속세율을 부과한다.

최고 세율만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상속세율은 OECD 회원국 중 높은 수준이다. 상속세 대신 자본이득세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캐나다, 싱가포르, 스웨덴, 호주 등 OECD 소속 10개 나라에도 속한다. 자본이득세는 상속 시점이 아닌 피상속인이 처음 자산을 취득했을 당시 가치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들 국가의 자본이득세는 스웨덴 30%, 캐나다 36.5%, 호주 45% 수준이다.

상속세 제도가 있는 나라 중 칠레는 최고 세율이 25%로 10위에 그쳤고, 벨기에와 독일이 30%, 아일랜드 33%, 스페인 34%, 미국과 영국은 40%, 프랑스는 45%다. 이 가운데 한국은 최고 세율 50%로 2위이며, 우리나라보다 최고 상속세율이 높은 나라는 일본(55%) 뿐이다.

"높은 상속세율이 기업 경영권 축소···적대적 M&A 노출 우려"


미래 세대는 한국 기업이 부담하는 상속세율이 과하다고 평가한다. 현행 세법상 기업 주식에는 최대 주주 할증 과세(20%)가 붙어 최대 60%의 세율이 적용되는데, 재계에서는 이런 기업 과세가 징벌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미래 세대의 3명 중 2명(61.5%)은 우리 기업이 높은 상속세율로 인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지배주주 주식 매각으로 인해 경영권 위축' 상황에 마주했다고 진단한다. 기업에 부과되는 상속세가 너무 많다는 재계 의견에 다수의 미래 세대가 동의하는 셈이다.

"상속세율 과해"···가업 승계가 罪인 나라 기사의 사진

한 응답자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을 양도하거나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경영 안정성이 위협 받을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후계자들이 상속세 부담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는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속세율을 낮추는 동시에 선진적인 기부제도 활성화와 세금 투명성 강화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꼬집었다.

상속세 자체가 이중과세이기 때문에 상속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상속제의 개념 자체가 이미 소득세 낸 이후의 자산을 직계 존속에게 양도할 때 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응답자는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이미 발생한 소득에 추가로 과세하는 이중과세의 성격이 있다"며 "이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시장 전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이유로 '상속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본 MZ세대 응답자는 205명 가운데 71.3%를 차지했다. '잘 모르겠다'(20%)는 의견을 제외하고, '개선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낸 응답자(8.70%) 대비 압도적인 수치다.

개선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서는 '상속세율 인하' 답변이 2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업 승계 시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상속세 공제 확대'(18%), 중소기업의 경우에만 상속세 공재 확대(16.6%), 면세 한도의 확대(14.6%)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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