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보험개혁회의···IFRS17 개선방안 발표 예상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정비 가능성업계 "회사마다 사정 달라···일괄 적용 곤란"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달 4일 제4차 보험개혁회의를 연다. 이번 보험개혁회의에서는 회사마다 제각각인 계리적 가정을 하나로 통일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당국은 보험계약마진(CSM)과 관련해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이 특정 시점에 급격히 낮아지는 보수적 가정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저해지 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에 보험을 해지하면 계약금을 적게 돌려주거나 아예 주지 않는 상품이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가늠하는 지표로 손해율·해지율·할인율 등 다양한 가정을 통해 산출되는데,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추정하면 향후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적게 보고 보험료를 낮게 책정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다.
보수적 가정을 도입하면 해지율에 보험 계약 5년까지는 경험 통계를 반영하고 이후에는 해지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에 보험사들은 초기에 인식하는 이익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손보사의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사는 CSM 산정에 유리한 구조였는데, 실제 IFRS17 도입 이후 실적 증가 폭(50.9%)이 생보사(37.6%)보다 컸기 때문이다. CSM이 감소하면 보험사 이익은 감소하고 부채는 되레 증가해 킥스 감소가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해지율 가정을 보수적 방식으로 적용하면 기존에 낙관적으로 가정한 회사일수록 영향을 더욱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금리 인하와 맞물려 보험사들의 킥스 하락이 가시화했다는 점이다. IFRS17 도입 이후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서 금리가 떨어지면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이 증가한다. 부채 증가 폭이 자산 증가 폭보다 더욱 크면 순자산가치가 감소해 킥스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사 킥스는 217.3%로 전 분기(223.6%) 대비 6.3%포인트 하락했다. 생보사는 212.6%로 전분기 대비 10.3%포인트 하락했고, 손보사는 223.9%로 전분기보다 0.8%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손보사 가운데서는 MG손해보험(44.4%)이 최저기준(100%)을 하회했고 롯데손해보험(139.07%)도 권고치(150%)를 밑돌았다.
이에 10개 손보사(삼성·DB·현대·KB·한화·롯데·NH·흥국·하나·MG)는 금융위에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개편에 반대하는 공동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회사마다 보유 계약 종류 등 사정이 다른데도 일괄적인 해지율을 적용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며 자율성을 부여하는 IFRS17 도입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이유다.
다만 공동의견서에는 각 회사마다 사정에 맞는 가정 모형을 제시했다. 적용하는 시점은 동일하게 하되, 세부적인 내용은 사정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겠단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보유 계약 종류도 다르고 어느 시점에 어떤 계약이 몰려있는지도 다를 텐데 이걸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또 "손보사도 건강보험이라곤 하지만 건강보험 안에 실손보험, 운전자보험, 종합보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며 "무·저해지 보험이 적은 회사도 있고 많은 회사도 있을 테고, 가정 역시 어느 정도 회사의 판단역량에 따라 다를 텐데 이를 고려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IFRS17 관련 제도 개선안은 확정된 바 없다"며 "보험업권 재무영향은 개선방안이 확정돼야 추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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