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는 지면보다 집이 낮아 침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서울에 내린 폭우로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취약한 반지하 거주자들의 주거 개선을 위해 정부에서는 지상층 이전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정책들은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요?
우선 반지하와 지상층의 거주 조건이 얼마나 다른지 알아야 할 텐데요.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 있는 지상층의 평균 전세 보증금은 2억2195만원, 반지하는 1억457만원입니다.
월세의 경우 지상층의 보증금은 평균 8539만원, 월 임대료는 50만9000원이고, 반지하는 각각 3810만원, 40만7000원입니다. 반지하에서 지상층으로 이동하려면 전·월세 모두 2배가 넘는 보증금이 필요합니다.
2배가 넘는 격차로 인해 정부의 지원책은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 반지하 거주민이 지상층 전세계약 신청 시 LH에서 1억300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의 지원 대상은 2년간 5324명에 불과했습니다.
LH에서 지상층 이동 시 5000만원을 무이자로 지원해주는 대출도 있는데요. 하지만 반지하와의 보증금 격차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LH의 매입임대주택 중 반지하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지하 입주민 주거상향' 사업도 실효성은 낮았습니다. 2020년부터 진행된 이 사업은 지원대상 1810가구 중 지상층 이주는 절반에 불과한 909가구뿐이었지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반지하 세대를 지원한다는 취지는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실효성까지 갖춘 것인지 정책이 실제 적용되는 상황을 살펴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보완하는 고민도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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