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7조 넘기며 상승했지만···주가 20만 넘기는 역부족차익실현·대내외 변수 원인···시장 "조만간 뚫는다" 긍정적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영업일 대비 2200원(1.12%) 오른 19만8200원에 마감했다. 장 중 3.07% 오르며 20만2000원을 기록했으나, 다시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1%대 소폭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전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액 17조5730억원, 영업이익 7조299억원, 당기순익 5조753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잠정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8%, 영업이익과 순익은 흑자 전환한 수치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호실적에 20만원을 가뿐히 넘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보합세(0~1%대)를 보인 것은 실적 기대감이 이미 선반영됐고, 오른 주가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적 발표 전날인 지난 23일 SK하이닉스는 전 영업일 대비 4.37% 오른 19만6000원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는(23일 종가 기준) 12.26% 올랐다.
엔비디아의 부진한 흐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전 거래일 대비 4.14% 오르며 신고가(143.61달러)를 기록한 이후 인공지능(AI) 칩 블랙웰 설계 결함 문제로 지속 하락세를 그렸다. 긴밤 뉴욕증시에서는 전 영업일 대비 2.81% 빠지며 139.56달러(19만1931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가 HBM을 납품하는 주요 공급업체로 엔비디아발(發) 반도체 밸류체인으로 엮이면서 수혜를 입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글로벌 모바일·PC 등 디바이스 수요 회복 둔화로 메모리 출하량 부진이 지속되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지난 10일 기준 올해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든 6299만7000대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중국 D램 제조사인 CXMT가 구형 제품인 DDR4(소비자용)와 LPDDR4X(데이터센터)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면서 공급 과잉 우려와 함께 4분기 계약 가격이 5~1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HBM 수요 증가로 인한 제한적인 공급 상황 속에서도 소비자와 기업 간 거래(B2C) 수요 부진과 중국 메모리 공급 증가로 예상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 증권가에서는 이달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리포트를 내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31만원에서 29만원으로 2만원(6.5%) 하향 조정, 상상인증권과 SK증권은 각각 5만원(14.2%), 4만원(12%) 하향한 30만원으로 조정했다.
이달부터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산업 불확실성도 커졌다. 한국기업평가는 트럼프 2기 출범 시 국내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우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기업1실 실장은 "트럼프 2기에서는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대한 지원정책을 축소 혹은 투자 요구조건을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 외 생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공급망 구조 상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 부과 조치 역시 대미 수출제품에 대한 일정수준 마진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대중(홍콩 포함) 메모리반도체 수출 비중은 2017년(78%)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6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불안한 변수 속에서도 전망은 밝다. 고부가제품군인(HBM, DDR5, LPDDR5) 중심 매출 성장으로 하반기 HBM 경쟁력을 공고히 하며 수익을 확대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4분기 엔비 블랙웰 출하 일정에 따라, HBM3E 12단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세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SK하이닉스는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올랐으며, D램과 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10%대 중반 수준으로 상승해 역대 영업이익을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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