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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하이트진로 3세 박태영, 'K-뷰티' 신사업···승계 작업용?

유통·바이오 식음료

하이트진로 3세 박태영, 'K-뷰티' 신사업···승계 작업용?

등록 2024.10.24 07:00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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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가족회사 서영이앤티, 화장품 ODM 기업 인수'옥상옥' 구조 최정점 박태영, '일감 몰아주기' 혐의 받기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하이트진로그룹 오너 3세 가족기업인 서영이앤티가 사업다각화에 나서자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서영이앤티로 화장품 ODM 기업을 인수하고, 계열사를 통해 뷰티 신기술에 투자하며 그룹 차원에서 화장품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모양새다.

업계에선 하이트진로 오너 3세의 승계와 맞닿아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영이앤티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을 중심으로 오너일가가 지분을 나눠 가진 가족기업이다. 특히 그룹 계열사에 대한 서영이앤티의 내부거래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모습으로도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자회사 진백글로벌이 비앤비코리아 인수를 위해 진행한 유상증자에 250억원을 출자했다. 이는 지난해 서영이앤티 자산총액(2185억원)의 11.4%에 달한다. 서영이앤티는 지난 21일 진백글로벌 보통주 500만주를 취득했다.

서영이앤티는 가공식품 도소매업과 맥주 냉각기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그동안 기업 인수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는데, 지난 2021년 PB(자체 브랜드) 전문 식품 제조사 놀이터컴퍼니를 인수한 바 있다. 이번에 인수한 비앤비코리아는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전문 기업이다.

서영이앤티가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한 배경은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이다.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 부문의 경쟁이 심화하자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장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 걸로 풀이된다.

비앤비코리아는 국내 ODM 15위권이지만 알짜 기업이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34.3% 증가한 442억원, 영업이익은 52.2% 오른 7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 규모는 서영이앤티와 맞먹는다. 서영이앤티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 1023억원과 영업이익 71억원을 낸 바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화장품 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 계열사 하이트진로음료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 지분 57.12%를 150억원에 취득했다. 계열사 진로소주도 같은 날 지분 38.1%를 100억원에 매입했다. 그룹의 총지분은 95.2%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아직 투자 거래가 종결되기 전이라 향후 운영 방안 등에 대해선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운용사로부터 출자 제안이 들어왔고, 투자 안정성이나 수익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는 신기술 사업자에 투자하는 조합이다. 개인, 법인, 금융회사 등 출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하고, 이후 이익이 회수되면 분배하는 식이다. 적어도 그룹 차원에서 화장품 사업의 성장성에 기대를 건 모양새다.

서영이앤티가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자 그 배경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 오너일가의 가족회사인 만큼 이 같은 행보가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영이앤티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최대 주주로 지분 58.44%를, 차남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이 21.62%, 박 회장이 14.69%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서영이앤티는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 27.7%를 가진 2대 주주로 오너 3세 승계의 주축으로 꼽힌다. 즉 박태영→서영이앤티→하이스코트→하이트맥주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로, 박 사장은 지주사와 하이트진로의 지분 없이도 그룹 전체를 우회 지배하고 있다.

그동안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그룹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해 기준 서영이앤티의 연결 기준 전체 매출에서 특수 관계자와의 매출 비중은 32.9%에 달한다.

더욱이 박 사장은 지난 4월 편법 승계를 목적으로 서영이앤티를 유통 과정에 끼워 넣는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징역 1년 3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기도 했다.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그룹과의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사업 다각화는 필수 과정이던 셈이다.

서영이앤티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경쟁 심화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기업 인수를 검토하던 중 비앤비코리아의 실적과 성장성을 보고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고 답했다.

허재균 서영이앤티 대표이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글로벌 K-뷰티의 인기를 기반으로 고객사 만족을 최우선해 혁신적이고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는 등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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