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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러다 SK에 추월"···삼성전자 반도체 위기에 대한 직원들의 일갈

산업 전기·전자 재계 IN&OUT

"이러다 SK에 추월"···삼성전자 반도체 위기에 대한 직원들의 일갈

등록 2024.10.23 14:37

수정 2024.10.23 18:33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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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의사 결정이 반도체 경쟁력 저하 일으켰다 지적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에 추월당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결과이자 현재진행형이다. 일부 증권사는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을 사상 처음으로 앞지를 수 있다고 본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력이 좌우한 결과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의 한 말단 직원은 "내부적으로 메모리 기술력에 있어 SK하이닉스에 완패했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캐파(CAPA : 생산능력)가 있다 보니 질보단 양으로 승부를 보는 중이고 HBM은 2027년이나 되어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경영진의 판단 능력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밀려 있다고 본다. 다만 근원적인 문제는 D램 경쟁력 자체라는 평가다. HBM은 3D 스택형 메모리 기술로 D램을 8개 또는 12개 쌓아 만든 것인데 D램 설계부터 문제가 생겨 엔비디아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3월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웨이퍼당 생산성을 높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공정 안정성은 떨어지고 단가까지 높아져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5세대(1b) D램 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은 SK하이닉스의 6세대(1c) 공정보다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HBM(고대역폭 메모리) 개발팀을 해체했던 김기남 부회장(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DS부문에 마이크로 매니지먼트, 즉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구조를 도입해 엔지니어링팀의 자율성을 해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로 인해 보고를 위한 보고가 많아져 개발 시간이 줄어들고 엔지니어의 결정권이 줄어들어 개발 의욕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 반도체 경쟁력을 퇴보시킨 원인은 결국 잘못된 의사결정 구조에서 시작됐다는 것인데, 최종 의사결정까지 부서→임원→CEO→사업지원T/F→회장 등 많은 단계를 거치다 보니 사업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래전략실 후신인 사업지원T/F는 삼성 내 전자 계열사의 경쟁력 제고를 돕고자 2017년 11월 설립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사장단은 각 회사 및 사업 간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끌어내기 위한 조직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방대한 조직의 의견을 조율하고자 세워진 것인데 현재는 반도체 설계 로드맵 등 의사결정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4주기를 맞아 이 회장과 삼성전자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선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7일은 이 회장의 회장 승진 2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사면초가에 놓인 삼성전자의 변화에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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