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읍면 중심지서 반응 좋아···지방소멸위기 타개책으로 추진아파트 짓기엔 인구 부족···"단독주택‧빌라만 정비해도 도시 활력 충분해""대기업과 경쟁 없이 먹거리 확보 되겠네"···지방 건설업계도 기대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달 1~8일 뉴빌리지 선도 사업지 모집을 진행한 결과 총 61개 지자체가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청 지자체 대부분은 비수도권 지역인 것으로 파악됐다.
뉴빌리지 사업은 최대 150억원의 국비를 지원해 단독주택과 빌라가 밀집한 지역의 거주요건을 개선한다.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완화해주는 대신 아파트를 짓는 것이 아닌 단독·다세대·연립주택을 신축하거나 개량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에 모집을 진행한 선도사업에는 30곳 내외의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 신청은 특히 읍면 단위에서 신청이 많았다. 전남에선 장흥군 관산읍 옥당지구와 담양군 대전면 대치지구 등이 공모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에선 영주시 휴천동과 풍기읍, 영양군 영양읍 등이 도전장을 냈다. 경남에서도 ▲양산 물금읍 ▲창원 병암지구 ▲사천 선구동 ▲밀양 교동 ▲거제 거제면 ▲함안 군북면 ▲남해 남해읍 등이 신청서를 냈다.
서울 도심 역세권 등에서 신청이 몰릴 것으로 본 정부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정부는 용적률과 층고가 제한되는 대도시 외곽지역을 상정하고 뉴빌리지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서울이나 광역시 단위에선 여전히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높은 탓에 신청이 저조했다.
업계관계자는 "서울 등 대도시지역에선 뉴빌리지 사업보단 서로 용적률과 수익을 주고받는 '결합재개발' 등 다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아파트 선호현상이 강하고고 아파트는 아니더라도 타운하우스 같은 단지형 거주지는 돼야한다는 인식이 있다"이라고 했다.
읍면 단위에서 신청이 많았던 것은 읍면 중심지로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마을과 인구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읍면 중심지에 인구가 모이면 인프라 개선이 용이해지고 자체 상권도 살아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통해 주변 도시로 인구가 유출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파트를 짓기엔 인구가 부족한 것도 지방 소도시들이 뉴빌리지 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로 꼽힌다. 면 단위 지자체는 인구가 많은 곳도 5000가구 정도에 불과하다. 1000명대의 인구만 살고 있는 곳도 있다. 아파트 한 개 단지 정도의 인구가 수도권의 한 개 시에 맞먹는 땅에 퍼져 살고 있다. 아파트를 짓는다고 해도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
뉴빌리지 사업을 신청한 지자체 관계자는 "농촌지역에선 부락단위로 인구가 분산돼 있다 보니 주변 읍이나 시 단위로 상업과 교육이 쏠리고 인구가 적은 면이나 읍은 중심지가 해체되고 지역소멸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뉴빌리지 사업으로 국비지원을 받으면 예산이 부족해 손대지 못했던 읍면 단위 중심지의 노후화와 소멸위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기반의 중소규모 건설사들도 뉴빌리지 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역 건설사들은 아파트 미분양과 PF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뉴빌리지 사업은 이런 지역건설사들에겐 좋은 먹거리가 될 수 있다.
뉴빌리지 사업이 아파트 건설사업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고 수익이 적다는 점도 지역 건설사들에겐 장점이 된다. 규모가 작고 수익이 적으면 간접비용이 많이 드는 대기업으로선 접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작은 현장이라도 현장을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원이 필요하다"면서 "수익이 크지 않으면 인건비가 비싼 대기업에선 흥미를 가지기 어렵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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