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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식혀야 산다"···'K-방산 선두주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놓은 배터리 화재 해법

산업 중공업·방산 와!테크

"식혀야 산다"···'K-방산 선두주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놓은 배터리 화재 해법

등록 2024.09.10 14:43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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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SK엔무브, '액침형 ESS 아카데미' 개최배터리 열폭주로 인한 화재 사고 이슈···안전한 '액침형 ESS'SK엔무브와 미래 먹거리 기술개발 협업···한화오션과 시너지

"식혀야 산다"···'K-방산 선두주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놓은 배터리 화재 해법 기사의 사진

"국가대표 방산기업이 배터리라고?" 생소한 조합이지만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행보는 거침없다. 이차전지로 사업 영역을 넓혀 주력인 항공·방산·해양 분야에서 시너지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최근 잇따라 배터리 화재 이슈가 불거지면서 다소 주춤할 법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불타지 않는 에너지저장장치(ESS)'라는 해법을 제시하면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10일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를 열고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에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절연액)를 채워 화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최근 배터리 화재가 큰 이슈로 부각된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기업이 함께 협력해 개발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가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10일 진행한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에서 손승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센터장이 액침냉각 ESS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가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10일 진행한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에서 손승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센터장이 액침냉각 ESS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불타지 않는 ESS' 세계 최초 개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윤활유 전문기업인 SK엔무브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불타지 않는 '액침냉각 ESS' 개발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계열사 SK엔무브와 손을 잡고 업계 최초로 선박용 ESS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나섰다. SK엔무브가 고품질 윤활기유를 활용한 액침냉각 시스템 전용 플루이드를 개발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박용 ESS 시스템을 맡는 방식이다.

해당 기술은 해양수산부 산하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의 전기추진선박에 공급해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액침냉각은 데어터 서버나 배터리같이 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물체를 절연성 액체를 활용해 냉각하는 기술이다. 비전도성 액체에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기존의 공기 냉각 방식에 비해 훨씬 높은 냉각 성능을 제공한다.

액침냉각 ESS는 배터리 셀(Cell) 하나가 발화돼도 내부에서 차단되기 때문에 다른 셀에게 영향을 주지 않아 화재 예방이 가능하다. 냉각 플루이드로 내부를 완전히 채운 방식은 외부로부터 먼지와 염분 등의 유입도 원천 차단해 내부 손상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거했다.

기존 방식보다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해 주요 모델(품명 'SEAL')이 글로벌 인증 기관인 노르셰베리타스(DNV), 한국선급(KR)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날 공개한 원형셀 액침냉각 안전성 시험에서 순차적으로 주변 모든 셀에 강제 열폭주를 발생시켰음에도 화재 전이가 없었던 것을 확인했다. 파우치셀의 경우 열 차단 설계·입증을 거쳐 특허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손승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센터장은 "해양 선박용 ESS는 안전성이 필수 조건"이라며 "액체냉각 방식은 가혹한 선박 운용 환경에서 최고의 관리 환경과 화재 안전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액침냉각의 경우 기존 공랭·수랭 방식과 비교하면 초기 설치비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손 센터장은 "비용 자체로만 보면 비싼 것을 맞지만, 부가적인 수냉관·에어컨 등을 설치·유지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부연했다.

액침냉각 ESS 소개.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액침냉각 ESS 소개.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친환경 선박 수요 급증···한화오션 '시너지'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업계는 '선박용 ESS' 열 관리 시장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하면서 탄소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추진선박' 시대가 다가오고 있어서다.

이는 지난 2022년 조선업체인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부터 구상한 밑그림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 선박 ESS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그린에너지 기술을 확보해 '친환경 해양 솔루션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화오션과도 사업 시너지를 발휘해 친환경 선박 분야 밸류 체인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용 ESS 시장은 2021년 약 21억 달러(약 3조원)에서 2030년 약 76억 달러(약 10조원)로 연평균 15.5%의 성장이 예상된다.

손승현 센터장은 "20년 이상의 연구개발(R&D)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ESS 설계 능력과 경험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제조 역량을 확보했다"며 "한화오션과도 해양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친환경 선박 분야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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