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예측···최대 6000억원 증액 계획K-ICS 지난해 말 183.8%→올 6월 말 163%···20.8%P 하락해약환급금준비금도 3조 돌파···2.5조→3.4조 큰 폭 늘어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11일 30년 만기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며 공모 희망 금리로는 4.2~4.7%를 제시했다. 발행일은 이달 24일이다.
한화생명은 앞서 지난 7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초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수요예측에서 매수가 몰리자 증액 발행이 이뤄졌다.
한화생명이 자본확충에 서두르는 이유는 킥스가 하락한 탓이다. 킥스는 보험사의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지난해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됐다. 모든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몇 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모든 보험사의 킥스는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화생명의 킥스는 183.8%로 집계됐다. 이어 올해 1분기는 173.1%로 지난해 말 대비 10.7%포인트 하락했고, 2분기는 전년 말보다 20.8%포인트 낮은 163.0%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7월 한차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킥스가 4.2%포인트 상승한 177.3%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으나, 자기자본 규모가 급감하면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한화생명의 올해 6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9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6000억원(14.2%) 감소했다.
이에 한화생명은 킥스 목표치를 190%에서 175%로 25%포인트나 낮추기도 했다. 지난 2월 결산 기업설명회(IR)에서 190%를 목표로 제시한 지 반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한화생명의 이같은 조치로 배당 여력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킥스는 배당 여력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실제 보험사들은 중장기 자본정책을 세울 때 킥스 목표치를 정하고 초과 자본에 대해서 주주환원과 신규투자에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킥스 목표치가 조정된 만큼 배당 계획도 조정될 여지가 있다.
이에 더해 한화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도 지난해 말보다 크게 늘었다. 해약환급준비금은 IFRS17 시행에 따라 신설된 계정과목으로, 보험계약 해약 시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금액으로 회사가 임의로 사용할 수 없는 법정준비금에 해당돼 배당가능이익에서 제외된다. 당연히 준비금의 규모가 크면 배당하는 규모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6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3조4052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5048억원) 대비 9000억원가량(35.9%) 증가했다.
실제 지난 상반기 IR에서도 해약환급금준비금과 배당 여력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가 상당히 크다"며 "금웅당국의 제도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배당가능이익은 확보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당분간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커질 것 같은데 제도개선을 생각해도 빠른 것 같다. 기존 보유계약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줄어들 수 있는 시기를 언제쯤으로 예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화생명 측은 당분간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증가추세가 꺾인다기보다는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유지하는 상황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동희 한화생명 재정팀장은 IR 당시 "금융당국에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축소 규모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개선을 통해 배당가능이익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 기조에 맞춰 배당 성향 확대하는 주주 친화 정책을 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확충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배당 등 주주환원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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