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 53%→67%→73% 오너2세 '지속가능경영' 진두지휘, '승계정책' 첫 수립신약3종 '1품1조' 전략···신사업 위해 '인니' 진출
게다가 윤 CVO는 복제약(제네릭의약품) 중심의 전통제약사에서 '신약개발'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연구개발(R&D)에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2022년 지주사인 대웅에 복귀한 윤 CVO가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등 비재무적 성과를 관리하는 ESG 경영을 본격화한데 따른 것이다.
윤 CVO는 고(故) 윤영환 명예회장의 삼남이다. 대웅제약은 전문경영인인 이창재·박성수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지배구조 정점에는 윤 CVO가 있다. 그는 대웅제약 지분 52.29%를 보유한 대웅의 최대주주로, 지분 11.61%를 보유하고 있다. CVO는 대웅그룹의 글로벌 사업과 혁신신약 연구개발 등 미래성장동력 방향을 제시하는 자문 역할을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배구조 부문이다. 회사는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을 2021년 53%에서 지난해 73.3%로 끌어올렸다.
개선된 항목은 주주 부문에서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이사회 부문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비상시 선임정책 포함) 마련 및 운영 등이다.
회사는 지난 3월28일 제2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으며, 그에 앞서 2월26일 소집결의하고 이튿날 소집공소를 실시했다. 회사는 내부 결산 프로세스 등의 개선을 통해 주주총회 4주전 공시가 가능할 수 있었다며, 프로세스의 점검과 고도화를 계속해 소집공고의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외국인 주주를 위한 영문공시도 실시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영문 공시의 범위를 확대해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많은 제약사가 미준수하고 있는 승계정책을 지난해 처음 수립했다. 이과 관련해 명문화된 규정을 작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규정에 대한 보완을 위해 인사위원회에서 공정한 평가, 체계적 육성, 지속적인 관리 등을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회사측은 "해당 규정은 내부 대외비에 해당되는 사항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회사는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그 이하 조직장, 팀장, 팀매니저 단위까지 운영을 확대해 인적자원관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표이사 및 각 조직장 들은 차기 후보자를 선정,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 후보자 선정은 특정 인원이 아닌 다수의 후보자로 하고 있고 후보군의 종합적인 검증과정을 거쳐 최고경영자 유고시 혹은 임기 만료시 차기 후보자로 추천 및 선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는 개정된 기업지배구조원칙 방향을 반영해 이사회 6인 중 사내이사 1명을 여성임원(박은경 ETC본부장)으로 구성하고,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을 충족했다.
다만 이사회 독립성은 여전히 미진했다. 현재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의 동수로 구성해 투명한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꾀하고 있으나 이사회 의장은 이창재 대표가 맡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지배구조 부문 등급은 B등급이다.
이에 회사 측은 "지난 20기 주총에서 이를 분리할 수 있는 근거규정(제29조 3항)을 마련했다"며 "이사회의 효율적 운영과 빠른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환경 경영도 강화했다. 회사는 환경 경영이 기업 활동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올해 ESG 전략을 '인류와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대웅제약(CARE for people and planet)'으로 제시했다.
또 EHS(환경·보건·안전) 경영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모든 경영활동에 적용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불필요한 병 포장 완충재 제거, 용기 단순화, 친환경 후보약물 선정, 탄소배출량 관리, 노후설비 교체 등이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용기 단순화를 통해 전년 대비 약 1.7톤의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고,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공장 내 모든 전등을 LED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설비를 개선했다.
대웅제약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리 체계 효율화를 진행함으로써 다양한 중장기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환경 부문 ESG 등급은 2022년 B등급에서 지난해 A등급으로 상향했다.
대웅제약은 제약사 본질 업무를 다하기 위해 R&D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쏟아 신약개발 성과 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올 1분기엔 매출액의 19.13%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현재 회사는 신약 3종인 '나보타·펙수클루·엔블로'를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낙점하고 '1품 1조' 블록버스터 육성 비전을 내놓은 상태다.
윤 CVO는 '파머징 마켓'으로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파머징은 '제약'(Phamacy)과 '떠오른다'(Emerging)의 합성어다. 선진국 제약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임상 개발에 드는 비용이 적어 글로벌 제약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신흥 제약시장'을 뜻한다.
그가 점찍은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의약품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개방 및 등록 절차 간소화 등 외국기업의 진출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외국기업의 현지 제약산업 진출 장벽이 낮아지고 있고, 한국 의약품 수입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규제기관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제약 선진국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가이드라인 및 GMP 인증에 대해서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고 품목허가시 현지 임상시험도 필수가 아니어서 국내 허가를 받은 약물은 큰 장애 없이 현지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2년 현지 기업 인피온과 함께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한 후 현지 최초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구축해 바이오의약품 사업, 글로벌 인재 육성 사업 등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2017년부터 현지에서 생산한 EPO(제품명: 에포디온)는 인도네시아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2020년 할랄 인증을 획득한 후 현지 생산 품목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과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이 국내 대웅제약 R&D센터를 방문해 대웅제약이 추진 중인 사업과 연구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보고르농업대학교(IPB)와 함께 영장류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영장류 전문 연구소 설립은 사람과 유사한 자연발생 질환을 보유한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전임상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 물질의 독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전임상 단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웅제약의 특수관계사인 시지바이오도 인도네시아를 제2의 사업 거점으로 낙점하고 미용성형 관련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치카랑 지역에 필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작년 3월에는 발리에 메디칼 에스테틱 클리닉 '뉴룩(NULOOK)'을 오픈하고 시지바이오의 미용성형 제품들과 한국의 최신 장비 및 기구들을 도입해 현지에서 고품질의 K-뷰티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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