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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PF 현황과 정부의 PF 대책

등록 2024.05.17 13:11

수정 2024.05.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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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현황과 정부의 PF 대책 기사의 사진

총선 이후 덮어두었던 위험 요소들이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부동산 PF 위기가 건설업계의 줄도산과 금융권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른바 4월 위기설이 대두되었지만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6월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PF 대책을 내놓았다.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금융권의 135조6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금융권 PF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1년 사이 5조3000억원 증가했다. 잔액 순으로 은행 46조1000억원, 보험회사 42조, 여신전문회사 25조8000억원, 저축은행 9조6000억원, 증권사 7조8000억원, 상호금융 4조4000억원 등이다. 2022년 말 130조 3000억원과 비교해서 5조3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부동산 PF 위기, 진단과 전망, 그리고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PF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F 추정치의 2배인 202조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37조 3002억원으로 이 중 30조원(80%) 상당이 증권사와 건설사 물량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단기로 조달하는 PF-ABCP는 만기가 도래하면 또 다른 PF-ABCP를 발행해 차환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에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미분양이나 사업 지연으로 인해 대출채권의 가치가 하락하면 PF-ABCP의 부실이 발생하고 이는 금융시장과 건설업계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은행·증권·금융업의 PF 대출 잔액에 새마을금고 등 그밖에 업권에서 실행된 PF 대출잔액과 유동화 금액을 모두 포함하면 실제 부동산 PF 규모는 202조가 넘는다는 것이다. 이는 건설사 대량 부실 사태가 빚어졌던 2009~2010년 당시의 두 배 규모다. 그래서 위기설이 설이 아니고 위기라고 말한다.

문제는 본 PF보다 단기차입인 브릿지론이 문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건설업계 브릿지론의 56%가 대출을 내준 지 1년 반이 지난 사업장이라고 한다. 지난해 말 건설사 20곳의 PF 보증(연대보증·채무인수·자금보충 포함)은 일 년 사이 15.6% 증가한 30조원으로 집계됐다. 그래서 PF 사업장에서는 미분양도 문제지만 당장은 미착공 브릿지론이 문제다. 만약 브릿지론 만기가 돌아오거나 만기 연장이 되지 못하면 큰일이기 때문에 빨리 본 PF 전환이 시급하다.

여기에 3월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3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총 64,964호로 전월 대비 0.1% 증가하였으며, 준공 후 미분양은 12,194호로 전월 대비 2.8% 증가했다. 또한 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분양 주택 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다. 즉, 30가구 이하 주택과 건설사가 자사 이미지를 감안하여 숨기고 있는 자사 보유 물량도 상당할 것이며 비아파트 부분의 물양까지 합치면 아마도 8만 가구가 넘을 수도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준공 후 악성 미분양은 당장 현금이 돌아와야 하는데 막혀있는 돈맥경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정부서 이를 뚫어 줄 필요가 있다.

이미 경제침체 지속과 고유가, 고금리로 올해 들어 건설사 폐업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1분기 문을 닫은 건설업체 수는 모두 998곳으로 이 중 종합건설사가 134곳, 전문건설사가 864곳이나 된다.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지난 5월 13일 부동산 PF 시장 위기 해소 방안을 발표하였다. 그 첫 번째 내용이 우선 먼저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객관적‧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PF 사업장에 대한 금융회사 스스로 엄정한 판별을 유도하고, 사업성이 충분한 대다수의 정상 사업장은 공공‧민간의 원활한 자금공급을 통해 PF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원한다.

또한 사업성이 부족한 일부 사업장은 시행사‧시공사‧금융회사 등 PF 시장참여자가 스스로 재구조화‧정리를 해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자금과 인센티브로 지원하며 부동산 PF 연착륙 과정에서 금융시장‧건설사‧금융회사 등에 대한 안정성 확보 노력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둘째, 이렇게 평가한 정상 사업장은 PF 사업장 보증을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확대 지원한다. 그리고 비주택 사업장에도 보증을 신설해 4조원을 지원한다. 또한 증액 공사비 추가 PF도 신설해서 보증을 느리며 캠코를 통하여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신규 자금으로 대여하며 과도한 수수료 부과의 관행도 점검 개선한다. 셋째,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은 재구조화 정리를 지원한다. 그 내용은 대주단이 협약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하며 PF 사업장의 경·공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경락받고 사업은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금융업권에서 신디게이트 방식으로 론을 조성하고 지원한다. 또한 LH는 PF사업장(토지)에서 더 이상 사업 추진이 어려운 건설사의 토지를 매입하거나 지원하고 캐코의 민간 부실채권 매입도 지원한다. 넷째, 부동산시장과 금융회가, 건설사의 안정화 대책이다. 이를 위해 시장 연착륙 관련 한시적인 규제 완화와 97조원 + α 시장 안정 조치 그리고 제2금융권 자본 확대 유도, 금융회사 충당금 적립 등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성은 좋다. 단지 현장에서 얼마나 수용되느냐가 관건이며 어려운 건설시장에 얼마나 효과가 나타날지가 관건이다.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은 그동안 PF 리스크에 대비하여 금융회사의 충당금 적립 노력, 건설사의 건설 수요 및 유동성 지원 등을 지원해 왔다. 이 역시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문제는 당장 부도가 나려는 건설 현장을 도와주거나 정리를 해야 하는 대책으로는 다소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도가 처리되어야 공매와 경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인수하는 건설사에 대하여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은 어쩌면 어려운 현장을 도와준다는 것이 아니고 정지된 현장이나 사고 현장이 되어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렇게 사후적 대책보다 당장 미분양이 3월 말 기준 6만8천가구나 된다. 이를 정리할 수 있는 대책이 함께 나왔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뿐만 아니라 건설시장의 구조적 문제점도 장기적으로는 개선해야 한다.

그 첫째가 부동산 PF 부실화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 지급을 유보해 주거나 후불제를 적용해 주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다. PF 사업장에는 단리식 변동금리가 주로 적용된다. 건설사가 7~8%의 금리를 견딜 수 있는 계획하에 PF가 발생했다면 금리가 올라가 9~10%의 이자를 내는 상황이 되면 부도로 내몰리게 된다. 이해관계자가 얽히고 섥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 은행은 대승적 차원에서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등 돈을 빌려 간 회사의 사정을 봐준다면 좋겠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주식회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그렇게 해줄 유인이 없다. 정부가 그렇게 하라고 나서도 한계는 있다.

다만 받을 돈을 조금 늦게 받는 정도로 이자 지급을 유보해 주거나 후불제를 적용해 준다면 회사가 망하고 은행은 돈을 떼이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자 인상 유보 제도와 이연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둘째, PF 사업에 참여하는 하도급과 재도급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자는 얘기다. 현재 원청업자나 재도급까지는 보증보험에 가입하게 되어 있다. 보증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제 재도급업자는 원청업자가 부도가 나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그래서 의무화시켜서 보호하면 PF 부실화에 따른 파급 효과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장기적으로 건실한 시행사 양성 제도가 필요하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시행과 시공이 분리되면서 부동산이란 상품의 유통구조가 한 단계 늘어났다. 이익을 남기는 주체가 하나 더 생기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된 것이다. 특히, 시행사들은 자기자본이 매우 열악하여 브릿지론으로 토지가격을 지불하고 인허가 이후 본 PF로 갈아타면서 건설은 시작이 된다. 이참에 시행사의 자본력을 높이거나 건실한 시행사만 남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부동산 PF 문제는 직접적인 사업 참여 직접적인 사업 참여자에 한정된 문제가 아닌 주택공급과도 결부되어 있어 온 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문제로 꾸준하고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복잡한 문제다. 이번 정부의 중요하지만 건설사의 부도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사업장마다 사업성 평가는 물론 건설사의 시공 능력도 함께 분석하여 대응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는 주택에 대한 개념도 바꿔나갈 때가 되었다. 주택은 소유가 아니라 이용의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하여 저렴한 임대 주택공급을 늘리고 민간임대주택 공급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먼저 챙기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며 서민들을 위한 배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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