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美 시장 주력한 DB손보, 亞 시장도 공략현대해상·삼성화재 中 합작법인···수익 기여도 미비KB손보, 인니서 KB금융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 전략
금융감독원의 '2023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 현황'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 중에서는 7개 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서울보증보험·코리안리)가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손보사의 해외법인은 총 19개, 지점은 11개로 집계됐다.
해외 사업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DB손보다. 지난 DB손보의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는 5575억원으로 4대 손보사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 DB손보는 1984년 괌을 시작으로 뉴욕, 캘리포니아, 하와이 등 미국에만 4개 지점을 두고 있다. DB손보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거점으로 삼은 다른 보험사와 달리 일찍부터 미국을 전략 국가로 점찍고 해외 사업을 전개해왔다. 실제 DB손보의 실적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이 괌 태풍과 하와이 산불 사고였다는 것만 봐도 이를 방증한다.
DB손보는 2015년 베트남 시장 현지 5위 손보사 우체국보험회사(PTI)의 지분 37.3%를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올해는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점유율 10와 9위 업체인 VNI, BSH의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DB손보는 두 회사 지분 75%를 보유하게 됐다. 이들 점유율을 합하면 현지 1위 보험사와 규모가 비슷하다. 이번 인수 계약체결을 통해 DB손해보험은 베트남 보험시장 내 사업기반을 더욱 확고히 하고 글로벌 성장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1976년 일본 도쿄에 지점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이 밖에도 중국과 싱가포르, 미국, 유럽 등에도 법인·지점·사무소를 열고 해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4년 뉴저지에 지점을 설립하고 2006년에는 투자법인도 설립해 사업을 전개 중이다. 현대해상이 지난해 벌어들인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는 3185억원으로 DB손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다만 중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해상은 1997년 북경사무소를 설립하고 2007년에는 현대재산보험유한공사(현대재산보험)를 세웠다. 2020년에는 레전드홀딩스, 디디추싱 등 4개 현지 기업과 합자회사로 전환했다. 지분율은 현대해상(33%), 레전드홀딩스·디디추싱(각 32%), 역상디지털·홍삼요성(각 1.5%)다. 현대재산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19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영국·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UAE) 등 6곳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고 러시아에는 사무소만 1곳 운영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해외법인은 대부분 꾸준히 순이익을 내고 있었으나 지난해에는 전반적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해 수익성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화재는 중국에서도 현지법인을 운영했으나, 지난 2022년 텐센트 등 현지 기업과 손잡고 합작법인으로 전환했다. 중국 합작법인인 삼성재산보험은 삼성화재(37%), 텐센트(32%), 위싱과학기술회사(11.5%)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삼성재산보험은 현대재산보험과 마찬가지로 삼성화재의 실적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는 않다. 삼성재산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5억원으로 전년(183억원) 대비 68억원(37.2%) 감소했다.
KB손보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2곳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미국에도 법인을 두고 있으나, 현재 철수를 진행 중이다. KB손보는 LG화재 시절인 1997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지 3대 보험사를 꼽히는 시나르마스와 합작법인을 세웠다. 현재 지분은 KB손보가 70%를, 시나르마스가 30%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법인은 2009년 11월 설립됐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B금융 계열사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증권,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이다. 특히 KB손보는 현지 자동차보험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한국계 보험사 중 유일하게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이다. KB카드, KB캐피탈과 함께 자동차·중장비 할부금융과 연계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식의 협업이다.
손해보험협회 역시 생명보험협회와 마찬가지로 보험사의 해외 진출과 영업 확대를 제한하는 국내·외 규제개선을 추진하는 등 손보사들의 해외 영토 확장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금융국제화 대응단 신설, 금융회사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 발표 등 순차적으로 개선을 추진 중이나, 손보업계의 추가 규제개선 요구는 지속하고 있다.
이에 손보협회는 채권발행을 통한 해외 진출 자금조달, 본사의 해외 자회사 자산운용 지원 허용 등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건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손보사가 해외에 신규 진출할 때 인허가 이슈 해소를 지원하고 현지 보험 감독 규제에 대응할 예정이다.
해외 당국자와 보험 유관 기관과 소통·교류 활성화를 통한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기존에 업무협약을 체결했던 해외 보험협회 간 교류를 재개하고 신규 업무협약 체결을 검토한다. 또 손보협회는 해외 당국자 초청행사 등 업계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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