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험·건강보험 등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 지속IFRS17 도입 이후 CSM 확보 유리한 상품 전략 펼쳐당장 흑자전환 가능성은↓··· 점진적 적자 축소 기대
13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맞춤형 설계를 극대화한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이는 카카오페이손보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장기보장성 상품으로 무사고 시 가입자가 낸 보험료의 일부를 돌려주는 '안전운전할인 환급' 제도를 도입해 차별화했다.
신한EZ손해보험은 카카오페이손보보다 앞선 지난해 운전자보험을 내놨다. 이어 올해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력직으로 장기보험 계약운영기획 담당자를 채용하기도 했다.
또 다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2022년 말 장기인보험 상품인 어린이보험을 선보였고 장기보험 경쟁력 확대를 위해 직장인 건강생활보험에 정신질환을 보장해주는 '마음케어모듈'을 신설하기도 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의 경우 이미 IFRS17에 맞춰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실적 마감 기준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장기보장성 보험상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증가했다.
이처럼 디지털보험사들이 장기보험 시장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현재 디지털보험사들의 상품 포트폴리오는 여행자보험이나 휴대폰보험과 같은 단기보험 상품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기보험 상품의 경우 보험료가 저렴해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 때문에 적자구조를 탈피하기도 쉽지 않다. 신한EZ손해보험은 지난해 7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95억원) 대비 적자 폭이 줄기는 했으나, 출범 2년째 적자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7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까지 순손실이 279억원이었다.
출범 11년째인 교보라이프플래닛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20억원을 기록했다.
디지털보험사들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장기보장성 보험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보장성 보험이 CSM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IFRS17에서는 보험사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CSM이 사용되는데, CSM 수치가 높을수록 순이익이 증가한다.
보험업계는 당장 디지털보험사들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장기보험을 출시했다 하더라도 상품을 어느 정도로 판매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고 실제 수익에도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디지털보험사는 설계사 없이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통해 영업이 이뤄져 복잡한 상품을 판매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또 소비자들이 대면으로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현상도 여전하다. 보험연구원의 '2024년 보험산업 과제' 보고서에서 금융상품 간 가입경로 차이를 살펴보면 2021년 기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대면 가입은 각각 99.1%, 92.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장기보험이 확대된다면 점진적으로 적자 폭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있다. 특히 디지털보험사들이 출시 준비 중인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높지만, 가입자들을 확보해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으로 추가 가입을 유도할 수 있는 '업셀링(Up-selling)' 상품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보험사들이 아직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적자 폭을 얼마나 빠르게 줄이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장기보험을 출시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 등을 앞세운다면 점차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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