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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중국산 테슬라에 유탄 맞은 KG모빌리티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중국산 테슬라에 유탄 맞은 KG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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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테슬라에 유탄 맞은 KG모빌리티 기사의 사진

올해 환경부가 밝힌 무공해자동차 보급 정책의 핵심은 보조금 차등이다. 그리고 차등의 기준은 '고성능'으로 삼았다. 여기서 고성능이란 1회 충전 후 최장 주행거리와 배터리 재활용 가치를 의미한다. 쉽게 보면 동일 용량의 배터리일 때 전력을 얼마나 많이 담아 멀리 갈 수 있느냐, 그리고 'kWh/㎞'로 표시되는 단위 효율을 얼마나 높여 주행거리 확대에 기여했느냐를 보겠다는 얘기다. 차의 크기와 용도에 따른 기존 주행거리 차등의 폭을 더욱 넓힌다는 복안이다.

그런데 보조금 기준에서 배터리 재활용 가치는 새로 만든 조건이다. 전기차를 폐차할 때 나오는 배터리의 순환성을 따져보겠다는 것인데 순환 과정은 3단계다. 먼저 전기차에 활용된 배터리의 소형 파워팩 전환이다. 자동차는 폐차가 돼도 배터리는 여전히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용도로 전환성을 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선 모든 배터리가 동등한 활용성을 나타낸다. 문제는 그렇게 사용된 이후의 과정이다. 수명이 끝난 배터리는 다시 소재를 추출하게 되는데 이때 사업자는 추출 원가와 소재 판매 가격을 따지기 마련이다. 쉽게 보면 추출 비용이 소재 가격보다 비싸면 아예 추출하지 않는 만큼 배터리는 그 자체로 폐기물이 돼 환경에 위해를 가한다. 그리고 현재 재활용 사업자가 추출하는 소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이다. 그래서 삼원계 NCM 배터리의 재활용 가치가 인산과 철로 구성된 LFP 배터리보다 높다. 환경부의 재활용 가치 기준 도입은 바로 이 점을 파고들어 제조사의 NCM 선택을 유도하겠다는 방안이다. 게다가 NCM 배터리는 한국 기업들이 주력하는 부문이어서 산업 보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수명이 끝난 배터리는 다시 소재를 추출하게 된다. 현재 재활용 사업자가 추출하는 소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이다. 사진=권용주 퓨처모빌리티연구소 소장수명이 끝난 배터리는 다시 소재를 추출하게 된다. 현재 재활용 사업자가 추출하는 소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이다. 사진=권용주 퓨처모빌리티연구소 소장

하지만 재활용 가치 기준 도입은 전기차 보급에 역기능을 할 수도 있다. 환경부는 올해까지 누적 90만대의 무공해차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웠지만 LFP 배터리 적용 차종의 보조금 축소는 보급형 전기차 가격이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해서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NCM 전기차로 눈을 돌렸을 때 보조금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NCM 배터리 적용 전기차 또한 보조금이 줄어드는 것은 공통 적용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보조금을 줄이되 NCM 배터리 차종보다 LFP 전기차 보조금을 더욱 줄인 것이 이번 개편안의 방향이다.

모든 정책은 장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사실 LFP 배터리 보조금의 대폭 축소는 크게 환경과 산업 보호 두 마리를 모두 잡으려는 측면이 강하다. 그런데 환경보다 방점은 '산업 보호'에 찍혀 있다고 해석하는 게 대부분이다. '보호'의 대상은 국산 전기차이고 배제의 대상은 '중국산 전기차', 그중에서도 테슬라에 집중돼 있어서다. 지난해 테슬라가 중국 공장에서 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한국에 수출한 제품은 1만대가 훌쩍 넘는다. 이 차들이 팔려 나갈 때마다 보조금이 지급됐고 여론은 중국산에 보조금을 몰아주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테슬라를 선호한 소비자들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해 배기가스 없는 운행에 동참했으니 그 자체가 환경보호라고 말한다. 국산이든 중국산이든 전기차를 운행함으로써 한국 내 탄소 중립과 대기환경 개선이라는 전기차 보급의 목적에 부합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테슬라 보조금을 줄이려는 환경부 정책의 불똥은 국내 제조사에 옮겨붙을 수밖에 없다.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KG모빌리티의 보조금이 축소될 수밖에 없어서다. 가뜩이나 시장에 뒤늦은 진출로 어려움을 겪는 KG모빌리티에겐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LFP 보조금을 축소하지 않으면 올해 또한 테슬라가 보조금을 싹쓸이할 가능성은 높다. 중국에서 생산된 LFP 배터리 탑재 차종의 추가 도입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선택한 것이 바로 재활용 가치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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