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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일동 윤웅섭, '과도기' 넘어 R&D 제약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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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 윤웅섭, '과도기' 넘어 R&D 제약사 간다

등록 2023.11.08 16:44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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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도 ESG 평가 선방···2017년 전담 부서 발족 '사람 중심' 경영이념으로 사회·환경 활동 강화 R&D부문 물적 분할로 '수익·체질전환' 잡아

일동제약은 적자경영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양호' 수준의 B+등급을 획득했다.일동제약은 적자경영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양호' 수준의 B+등급을 획득했다.

타 산업군에 비해 규모가 작은 제약업계는 인력과 재정투입이 어려운 탓에 일부 대형 제약사를 제외하곤 ESG경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동제약은 적자경영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양호' 수준의 B+등급을 획득했다. 재무건전성은 악화되고 있지만 오너 3세인 윤웅섭 대표이사는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체질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8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올해 ESG평가에서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B등급을 받았다. 지주사인 일동홀딩스도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B+로 통합 A를 받으며 선방했다.

일동제약은 일찍이 ESG경영 대응에 적극적이었다. 회사는 사회공헌활동 추진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17년 4월 ESG위원회를 발족했고, 현재 이사회 내 기구로 편제돼 있다.

1941년 설립된 일동제약그룹은 '의약품의 근본은 사람이다'라는 고(故) 윤용구 회장의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82년간 사회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윤리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그룹은 윤 회장의 유지에 따라 고인의 유족과 공동 상속인들이 상속 재산을 무상으로 출연해 지난 1994년 2월 송파재단을 설립하고 수익금 전액을 장학사업과 교육기관과 학술 단체의 지원 및 학술 관련 출판 사업에 쓰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는 희망하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급여 중 일정 금액을 매달 적립하는 활동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2005년에는 단순히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것을 떠나 마음과 실천을 통한 진정한 봉사활동을 추진하고자 사회봉사 활동 조직인 '일동 나누미 자원 봉사단'을 발족, 지금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지속하고 있다.

환경 경영 활동도 강화 중이다.

일동제약은 전사 차원에서 '환경 친화 경영 방침'을 수립하고 세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7년 자사의 생산 설비 및 공정 등에 대해 환경경영 국제표준인 'ISO 14001' 인증을 취득했고, 이후 인증 범위 확대 및 갱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환경 경영과 관련한 KPI(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하고 ▲환경 오염 예방 및 폐기물 저감 ▲환경 친화 공정 개발 ▲부자재 및 패키지 개선 ▲에너지 및 자원 절약 ▲환경 설비 투자 확대 ▲임직원 대상 캠페인 및 참여 독려 프로그램 시행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회사는 임직원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경영이념 중 하나인 '인간존중'을 경영활동에 반영할 수 있도록 매년 임직원 근무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는 등 근무하기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는 인권 NGO 단체인 '휴먼아시아'와 협력해 인권친화적 지속가능경영에 나서는 중이다.

이에 일동제약그룹은 장기근속자가 많은 기업으로 꼽힌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약 11년이고, 여성의 근속연수가 더 길다. 일동제약의 경우 지난 3월 31일 기준 정규직이 1394명, 기간제 근로자가 32명으로 정규직 비율이 약 98%에 달한다.

올 상반기 기준 씨엠제이씨는 일동홀딩스의 지분 17.0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일동제약은 일동홀딩스가 지분 36.03%를 가지고 있고, 이어 씨엠제이씨 1.80%, 윤 대표 1.44% 순이다.올 상반기 기준 씨엠제이씨는 일동홀딩스의 지분 17.0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일동제약은 일동홀딩스가 지분 36.03%를 가지고 있고, 이어 씨엠제이씨 1.80%, 윤 대표 1.44% 순이다.

지배구조도 안정화됐다.

윤 대표는 지난 2013년 4월 일동제약 대표 취임 전부터 1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개인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윤 대표는 고 윤 명예회장의 손자이며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의 장남이다.

일동제약 오너 일가는 윤 회장의 개인회사인 씨엠제이씨를 통해 개인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는데, 이런 와중에 녹십자가 또 다른 개인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이며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를 겪기도 했다.

녹십자와의 경영권 분쟁은 2015년 녹십자가 지분 전량을 매도하면서 일단락됐고, 일동제약은 2016년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며 승계 작업에 나섰다. 일동제약은 존속법인 일동홀딩스(투자사업)와 일동제약(의약품 사업)으로 인적분할했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2015년 씨엠제이씨 지분 90%를 윤 부회장에게 넘겼다.

올 상반기 기준 씨엠제이씨는 일동홀딩스의 지분 17.0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일동제약은 일동홀딩스가 지분 36.03%를 가지고 있고, 이어 씨엠제이씨 1.80%, 윤 대표 1.44% 순이다.

윤 대표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KPMG 인터내셔널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지난 2005년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했다. 그는 지난 2021년 12월 1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윤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선 직후부터 회사는 R&D 투자를 강화했다. 2017년 10.5%이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은 2018년 10.9%, 2019년 11.1%, 2020년 14%, 2021년 19.3%, 2022년 19.7%로 급증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일동제약은 R&D 부문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2019년을 기점으로 영업 적자를 지속 중이다.일동제약은 R&D 부문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2019년을 기점으로 영업 적자를 지속 중이다.

일동제약은 2019년을 기점으로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듬해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이 개선되긴 했지만 당기순손실이 131억원에 달했다. 별도 기준으로 일동제약은 2021년 543억원, 2022년 721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일본 시오노기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가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커졌고, R&D 투자금 회수가 안 되며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485억원을 기록했다.

일동제약의 현금 유동성도 낮아진 상태다.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2021년 말 별도 기준 1247억원에서 지난해 445억원, 올 상반기 330억원으로 줄었다. 올 3분기 기준으로는 전년 말보다 약 42% 감소한 260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윤 대표는 회사의 기업이념에 부합하는 R&D 제약사로 도약하겠단 기조를 꺾지 않고 있다.

이에 일동제약은 강도 높은 경영쇄진을 추진 중이다.

우선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5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ERP를 가동했다. 아울러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기로 하고, 남아있는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도록 조치했다.

희망퇴직은 권고사직과 달리 본인이 원할 경우에만 가능하고, 위로금 지급 등을 통해 새로운 직업 기회를 제공한다. 갑작스러운 비자발적 정리해고가 아니고, 관련 부서들의 내부 검토를 통해 결정된 사안인 만큼 일동제약그룹의 ERP 가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적다.

이와 함께 회사는 연구개발(R&D) 부문의 물적 분할을 통해 이달 1일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공식 출범시켰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서진식 사장(전 일동제약 COO)과 최성구 사장(전 일동제약 연구개발본부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R&D 부문 물적 분할로 일동제약은 추가적인 비용 부담 요인을 해소할 수 있어 수익성 등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유노비아는 기존에 일동제약이 보유했던 주요 연구개발 자산 및 신약 파이프라인 등을 토대로 사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대사성질환, 퇴행성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약 연구과제들과 플랫폼 기술,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 등을 포함하면 약 25개의 파이프라인을 갖춘 상태다.

특히 2형 당뇨와 비만 등을 겨냥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과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A1·A2A 수용체 길항제 'ID119040338'은 다수의 글로벌 업체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회사는 투자 유치, 오픈이노베이션, 라이선스 아웃 등의 사업 전략도 병행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이번 기업 분할을 계기로 일동제약은 재무 건전성 개선과 함께 재투자 확대를 통한 사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되고, 신설된 유노비아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여 신약 개발과 관련한 조기 성과 도출 및 투자 파트너 확보 등이 원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유노비아의 성과에 따라 모회사인 일동제약이 수익을 함께 공유하는 구조가 유지된다. 두 회사의 목표 달성과 기업 가치 및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일동그룹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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