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가격을 공표하는 대표 외식 품목 8개 중 만원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짜장면, 김밥, 칼국수, 김치찌개 4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냉면마저 평균 만원을 넘어버렸지요.
가격 인상은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풍경도 바꾸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9~59세의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점심식사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점심마다 주변 식당을 찾아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 먹기가 부담스러워진 게 사실. 응답자들은 간편식으로 점심을 때우거나(43.5%, 동의율) 아예 식사를 거르는 경우(32.6%)가 적지 않았습니다. 또 밥값 부담에 커피 같은 후식은 자제한다(30.7%)는 이들도 꽤 됐습니다.
지역별로는 어떨까요? 직장 소재지별로는 물가지수가 높은 서울 지역 직장인들한테서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부담도가 가장 컸습니다. 응답률 41.5%로 경기·인천 35%, 지방 광역시 24.7%, 기타 지방 30.2% 대비 확실히 높았지요.
또 서울 안에서도 중구·용산구 직장인의 부담이 다른 곳들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힘든 업무들 중간에 놓인 소중한 시간인 데다 비용 부담 또한 커진 만큼 점심시간에 대한 기댓값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텐데요. 점심시간의 의미에 대해서는 '휴식을 취하는 시간(76.6%, 복수응답)'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런 인식은 나이나 직급과 무관하게 직장인들한테 전반적으로 높았습니다.
다음으로 많은 건 '감정노동을 피할 수 있는 시간(33%)'이라는 인식이었습니다. 직장 내 위계 구조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다는 기본 욕구가 반영된 셈이지요. 이어 꼽힌 '활력을 얻는 시간(32.3%)', '정서적 안정을 찾는 시간(30.1%)', '개인 업무를 보는 시간(28.8%)'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혼자 점심을 먹는 '혼밥'의 강세는 당연한 수순.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값비싼 내 점심시간에 감정노동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결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다질 법합니다.
실제로 '함께'보다 '혼자' 점심을 먹는 편이라는 직장인은 이번 조사에서 42.6%로 나타났는데요. 2년 전 조사(35.3%) 대비 눈에 띄게 늘어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혼자 밥을 먹는 경향은 20대 50%, 30대 51.8%로 2030세대한테서 훨씬 두드러져 점심때만이라도 상사를 회피하고 싶은 의향이 제대로 엿보였습니다.(40대 38%, 50대 31.6%)
확실히 점심시간을 '결속'의 계기로 여기는 이들은 점차 줄고 있는 추세. 조사에서도 소속 팀원·부서원과 함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3%로 상당히 낮았습니다. 반대로 남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신경 쓰지 않는다(51.2%)는 응답은 절반을 넘었지요.
이상 직장인들의 외식비 부담감, 그리고 점심시간에 관한 인식 등을 살펴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직장에서의 런치 타임, 만족스럽게 보내고 있나요?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sile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